단양인

김무원 천태종 총무부장

"이주민 100만명 시대, 다문화(多文化)야말로 국론 분열과 학연, 지연 등으로 갈라진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 극복하고 세계화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귀중한 자산이 아닐까요."
　

불교 천태종 총무부장인 김무원 스님(51·사진)은 23일 "사회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먼저 포용과 이해의 정신으로 다문화 가족들과 하나가 되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최초의 다문화 사찰인 천태종 명락사의 주지이기도 한 스님은 "외국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인, 세계 속의 한국을 만들어야 우리도 세계인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지난 2월 명락사 주지로 취임한 뒤 서울 봉천동 남부순환로 인근의 절 입구에 '다문화 길상 기원등'과 '다문화 가정을 돕기 위한 만등(一萬燈) 불사(佛事)' 현수막을 내걸었다.
　

명함에 "다문화 가정과 함께 하나되는 극락 정토를 명락사가 만들어 갑니다"는 문구를 새긴 그는 "포용과 이해의 등불을 밝혀 다문화사회를 조기에 정착시켜 나가자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인 이들은 국내에 정착하거나 생활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언어, 자녀교육, 이혼, 가정폭력, 범죄 등 각종 문제에 부딪히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김무원 스님은 "한국인이나 조선족, 탈북자(새터민) 모두 어울리는 한마당을 만들어야 진정한 다문화사회"라고 밝힌 뒤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는 스님은 "정부의 여러 부처가 연관돼 있는 만큼 다문화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의 정비도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남북교류 사업에 한 획을 그은 스님이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자문위원장을 맡는 등 '다문화 전도사'로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과 요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천태종 사회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2∼2005년 개성 영통사(靈通寺)를 500여년 만에 남북합작으로 복원한 뒤 성지순례 사업과 남북공동법회, 관광객 왕래 등 남북교류에 앞장서 왔다.2007년에는 성지순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통일부와 횟수 제한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던 스님은 인천 황룡사 주지 시절인 2008년에는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지원사업을 의욕적으로 폈다.
　

매월 25일을 '다문화의 날'로 지정하자는 스님은 "25일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이날만이라도 다문화 가족을 생각하고 축원기도를 드리는 날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단양=방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