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강국 레인보우코리아◆

지난 27일 경기도 이천시 SK텔레콤 연수원에서 다문화합창단 "레인보우 합창단"과 한국어린이합창단 "예쁜아이들"이 함께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게 뭐지, 북인가?" 처음 접하는 `소고`를 신기한 듯 통통 두드려 보는 태국 출신 다문화가정 어린이 김지원 양(증산초 3학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김양은 "학교 음악시간에 장구는 대여섯 번 쳐 본 적 있는데 이런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른 다문화 어린이들도 "장구보다 치는 속도가 더 빨라 그런지 어렵다"며 웃는 얼굴로 혀를 삐쭉 내민다.

지난 27일 경기도 이천시 SK텔레콤 연수원 지하 1층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다문화합창단 `레인보우 코리아 합창단`과 한국어린이합창단인 `예쁜아이들`의 1박2일 하모니캠프 현장이다. 이날 합숙 훈련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레인보우 합창단 28명과 예쁜아이들 합창단 22명을 합쳐 50명이 넘었다.

지난 7월 창단한 국내 최초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인 레인보우 합창단은 10월 첫 공연을 앞두고 맹연습에 돌입했다. 합창단 `예쁜아이들`은 국가인권위원회 홍보대사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합창단으로 레인보우 합창단과 함께 오는 11월 1일 드림하모니합창제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이 공연은 다문화 어린이들과 한국 어린이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공연이라 할 수 있다.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사무총장은 "인원수와 연령대가 비슷해 아이들 간 화합이 더 잘될 거란 생각에 합동 공연을 하게 됐다"며 "한국 아이들과 호흡하며 공감대를 넓혀가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창단에 소고를 가르치는 강사 최희원 씨(29)는 "합창단 연습이지만 함께 몸을 쓰면서 호흡을 맞추면 더 좋은 화음이 나올 것 같아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합동연습은 지난 9월 12일부터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씩 이뤄져 왔지만 함께 먹고 자며 연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습이 진행되면서 발전된 것은 아이들의 노래와 무용실력뿐만이 아니다. 더 값진 발전은 달라도 함께할 수 있다는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의 해소다.

`예쁜아이들` 합창단의 배승훈 군(봉현초 4학년)은 "처음엔 서먹했는데 도미노게임이나 눈치게임을 같이하면서 붙어 있다 보니 친해졌다"고 했다. 정다운 양(학동초 4학년)도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뭔가 우리와 조금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아이들이었다"고 했다.

이진 다문화센터 간사는 "그동안 함께 연습을 해 왔지만 끼리끼리만 모이고 말도 잘 안 해서 걱정이 많았다"며 "이번 캠프를 계기로 아이들이 친해져 더 좋은 노래가 나오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레인보우 합창단은 `예쁜아이들`과의 합동 공연 말고도 10월부터 공연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다. 12월 중순까지 열흘에 한 번꼴로 잡혀 있는 공연 일정에 합창단은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합창단원들 모두 힘들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천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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