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엄마와 저소득 빈곤층. 이 두 가지 굴레 속에 갇혀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예비학교` 설립을 주제로 첫 토론회가 열렸다. 예비학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국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정규 특별 교육기관 및 프로그램을 말한다.
올해로 10만명이 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 대부분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취학연령대(만 7~12세) 다문화가정 자녀 40%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으며 고등학생 5명 중 4명꼴로 학업을 포기했을 정도다.
지난 17일 국회다문화포럼과 매일경제 공동 주최로 열린 `다문화가정 자녀 예비학교 설립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예비학교 설립 필요성과 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토론회에는 진영 한나라당 의원과 한국다문화센터 정책자문단장 무원 스님을 비롯해 각계 다문화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박성현 서울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은 하나원을 통해 사회적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고 있으나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교육기관과 지원은 미흡하다"며 "시ㆍ도별로 예비학교를 설립해 맞춤형 적응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다문화가정 자녀 다수가 재학하는 학교를 다문화교육 거점학교(46개교)로 지정해 한국어 기초학습지도 문화체험활동을 지원하고 교대생 1대1 멘토링 사업도 진행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최병환 서울 인헌초 교장은 "단위학교별 예비적응반이나 방과 후 과정반을 개설해 초기 적응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