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빛깔 무지개보다 더 고운 꿈을 담아 마음을 노래하는 아이가 있다. 레인보우코리아 합창단 단원인 열두 살 이지민(서울고척초·4)양이다. 레인보우코리아 합창단은 중국, 일본, 필리핀, 파라과이 등 7개국 다문화 가정 어린이 27명이 모여 창단한 국내 최초 다문화 소년소녀 합창단이다. 지난해 7월, 악보 보는 법도 노래하는 법도 서툴렀던 지민이는 아홉 살 동생 지은이와 함께 당당히 오디션을 통과해 정식 합창단 단원이 됐다.
한국인 아빠와 조선족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지민이와 지은이는 한국인과 다를 바 없는 생김새지만 엄마가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부모님이 알면 속상해할까 봐 놀림당하는 사실을 숨겨왔던 지민이. 사랑으로 만나 결혼했고 가족을 이뤘던 부모님은 다문화 가정이라는 사실이 아이들에게 아픔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고심 끝에 부모님은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안기 위한 사랑의 처방으로 지민이와 지민이를 레인보우코리아 합창단으로 이끌었다. 같은 처지에 있는 다문화 가정 2세 아이들이 만나 노래를 통해 서로 마음을 나누기를 기대했기 때문. 또 어렸을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지민이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노래는 즐거움이자 행복함이에요. 노래를 부르면 슬펐던 기분이 좋아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이 돼요.”
노래를 통해 보이는 아름다운 세상을 사람들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지민이. 지민이의 꿈은 노래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멋진 성악가가 되는 것이다. 세찬 추위에 서로의 얼굴을 비비고 손발을 만져주며 유별난 우애를 자랑하는 닭살 자매답게 동생 지은이도 지민이를 따라 성악가를 꿈꾸고 있다.
지민이와 지은이에게 레인보우코리아 합창단은 소중한 꿈을 키워가는 꿈의 놀이터인 셈이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과 좋아하는 노래를 실컷 부를 수 있기에 버스를 타고 삼십 분이 걸리는 먼 거리도 마다치 않는다. 지난 7개월간 일주일에 두 번씩 있는 합창단 연습에 단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자매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는 2010년 겨울, 지민이와 지은이의 꿈도 시나브로 쌓여 간다.
노래를 통해 ‘다름’을 받아들이고 서로 이해하는 열린 마음과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꿈꾸는 무지갯빛 세상이야기가 18일 저녁 8시 '다큐아이-지민이가 쏘아 올린 무지개' 편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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