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도라지~ 백 도라지~ 심심산천의 도라지~”

1월26일, 국내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로 구성된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의 겨울 음악캠프가 열린 경기 양주시 청소년수련관. 무대에 선 아이들의 피부색이나 얼굴 윤곽은 저마다 다르지만, 세마치장단에 맞춰 전통민요 ‘도라지타령’을 소화해 내는 솜씨만큼은 여느 국악합창단 못지않다. 신나게 가락을 타는 아이들의 입에서는 정말 심심산골의 향긋한 도라지 냄새가 나는 듯하다.

이번 캠프는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의 실력 배양과 더불어 양주·동두천지역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의 교류를 겸해 열린 행사다.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원 33명과 양주·동두천지역의 다문화가정 어린이 40명은 함께 합창 연습도 하고 연 만들기·윷놀이 등 레크리에이션도 즐기며 신나는 2박3일을 보냈다.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은 (사)한국다문화센터가 주관이 돼 지난해 7월 창단했다. 단원은 중국·일본·태국·베트남 등 7개국 다문화가정의 어린이 3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주 1~2회 정기적으로 만나 동요·민요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연습한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차별과 냉대 속에 학습 부진과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합창단을 꾸리게 됐습니다.”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의 총괄 책임자인 이현정 단장(48)은 “음악이야말로 피부색·인종·종교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최고의 언어”라며 합창단 창단 계기를 설명한다. 창단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은 그동안 KBS사랑나눔 콘서트, 유니세프 기금모금 콘서트, 제야의 종 타종식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서 이름을 알려 왔다.

현재 레인보우코리아합창단이 안고 있는 숙제는 연습을 서울에서 진행하다 보니 왕래가 가능한 수도권지역의 아이들만 입단이 가능하다는 것. 이에 한국다문화센터에서는 지방의 다문화가정 아이들과도 노래와 음악으로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5월20일 ‘전국다문화어린이합창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합창단 결성 후 지원을 요청해 오는 곳이 있으면 지도자를 파견해 도움을 줄 계획이며, 지역 합창단을 육성하기 위해 지부 설립도 추진중이다. ☎02-737-0467.

양주=이승환 기자 lsh@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