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학교에 다니는데 앞으로 자주 만나고 친해지자." 경기도 동두천시 사동초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자녀 다스우람 군(11ㆍ4학년)이 수줍게 말을 건넸다. 상대는 같은 학년 다문화 가정 자녀 김재현 군. "아~, 어쩐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더라"며 재현 군 얼굴에 웃음꽃이 피더니 어느새 둘도 없는 단짝이 돼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
같은 학교와 다문화 가정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서로를 잘 알지 못했던 아이들. 이들이 `특별한` 하룻밤을 함께하며 벽을 허물고 친구가 됐다.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양주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레인보우코리아 합창단과 동두천 지역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2010 겨울 다문화 캠프`는 친구끼리 우정과 꿈을 나누는 살 맛 나는 세상이었다.
한국다문화센터와 경기도 동두천양주교육청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교류를 늘리고 화합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캠프에 인솔자로 참가한 교사들은 "인정하기 싫지만 일선 교육현장에서 여전히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소외되고 따돌림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레인보우코리아 합창단원 31명, 동두천 지역 학생 52명 등 캠프를 찾은 83명의 아이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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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경기도 양주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2010 겨울 다문화 캠프`에서 레인보우코리아 합창단과 동두천 지역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지휘자 김진수 씨와 함께 합창과 율동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양주/김성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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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하늘나라 동화`라는 노래 알아요?" 사랑반, 봉사반, 친절반으로 나뉜 아이들에게 레인보우코리아 합창단 지휘자 김진수 씨가 질문을 던지자 여기저기서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모른다"는 답이 터져 나왔다. "동산 위에 올라서서 파란 하늘 바라보며~." 반주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거침없이 `하늘나라 동화`는 물론 `네 잎 클로버` 합창까지 즐겁게 소화했다.
같은 학교 친구임에도 생김새가 달라 서로를 경계했던 아이들. 캠프를 통해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이 얻은 가장 큰 선물은 서로에 대한 `자신감`인 듯했다.
아이들을 서로 멀어지게 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었다는 점도 이번 다문화 캠프가 거둔 성과이자 남은 과제였다. 박의동 양주교육청 학무과장은 "올해 다문화 어린이들에 대한 우리 교육청 예산을 늘려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개선 과제도 지적됐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교육현장의 관심이다. 이현정 한국다문화센터 연구소장은 "의외로 선생님들이 주위에 다문화 가정과 어린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재화 기자 / 김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