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한국인 아빠와 태국인 엄마 사이에서 자랐어요. 까무잡잡한 얼굴 때문에 가끔 놀림도 당하지만 친구들에게 태국어를 알려주는 게 신나고 재미있답니다. 엄마가 직접 끓여 주는 태국 음식 `똠얌꿍`도 정말 맛있고요."

다문화가정 어린이 이민지 양(가명ㆍ12)이 다부진 표정으로 청중 앞에 선다.

처음 2분 30초 동안 `아빠 나라` 말(한국어)로 자기 가족을 소개하더니 이내 같은 내용을 `엄마 나라` 말(태국어)로 정확히 구사한다.

5분간 짧은 발표시간이 끝나자 민지 양의 또박또박한 발음과 당찬 표정에 매료된 청중과 심사위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오는 25일 다문화가정 자녀와 부모가 한데 모여 `언어의 향연`을 펼친다.

다문화가정에 주어진 `축복`인 이중언어 구사능력을 한껏 뽐내는 `제1회 다문화 이중언어 경진대회`가 이날 서울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고 한국다문화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다문화가정 내 외국인 부모에게 모국어 사용을 적극 장려하자는 취지로 야심차게 마련됐다.

이를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를 한국어와 제2 모국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는 글로벌 인재로 키워야 한다는 게 대회의 숨은 뜻이다.

대회는 국내 입국 5년 이내 결혼이주민 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성인부`와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 등이 겨루는 `학생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상 언어는 중국어ㆍ일본어ㆍ몽골어ㆍ베트남어ㆍ태국어 등 5개국 언어다.

성인부는 △한국문화 △한국 적응기ㆍ에피소드 △출신 국가와 한국 간 관습ㆍ풍습 비교 중 한 가지 주제를 선택해 3분 내에 한국어로 구사해야 한다.

학생부는 5분 동안 한국어와 제2 모국어를 함께 사용해 △학교생활 △꿈ㆍ장래 희망 △우리 가족 소개 중 한 가지 주제를 발표하면 된다.

심사는 김종욱 청운대 베트남어학과 교수 등 언어별 전문가 집단이 △발표 내용 30점 △발음 20점 △표현 20점 △시간ㆍ태도 20점 △청중 반응 10점 등 총 100점 만점 기준으로 채점해 순위를 가린다. 성인부 수상자(5명 내외)에게는 고국 방문 항공권과 여비 상품권 등을, 학생부 수상자(5명 내외)에게는 장학금과 상품권을 제공한다.

참가 신청은 한국다문화센터 홈페이지(www.cmck.kr)를 통해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21일까지 전자우편(cmck@naver.com)으로 보내면 된다.

문의 (02)737-0467~8

[이재철 기자 /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