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초ㆍ중ㆍ고교생을 위한 예비학교가 내년 상반기 개교를 목표로 설립이 추진된다.

다문화 예비학교는 다문화가정 2세 교육을 위해 필수적인 코스로 설립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한 대한불교 조계종이 서울의 금싸라기 땅인 서초동에 1만3000여 평을 다문화 예비학교 건립에 쾌척함에 따라 본격적인 설립 작업이 시작됐다.

이현정 한국다문화센터 연구소장은 "이 학교는 언어 문제 등으로 인해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을 위한 학교"라며 "다문화 사회인 미국은 물론 일본도 프리스쿨이란 이름으로 이러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식 명칭은 `다문화중간입국자녀 및 학교이탈자녀를 위한 레인보우 프리스쿨`로 이름 그대로 두 가지 유형의 교육 과정이 핵심이다.

첫째는 결혼이주여성이 출신 국가에서 데리고 온 다문화중간입국자녀다.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이미 아이가 있는 데도 초혼이라고 속여 결혼하는 사례가 많고 결혼 후 본국에 있는 자식을 데려와 입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소장은 "조사에 따르면 현재 1만명가량의 중도입국자녀가 있으며 매년 2000명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들 중 대부분은 한국어를 거의 모르기 때문에 가게에 나가 간단한 물건도 사지 못하고 TV와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둘째는 다문화가정 자녀로서 한국어는 어느 정도 구사하지만 한국 문화의 이해 부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포기한 이탈자녀다. 학교 측은 이들에게 태권도나 미용기술 등 특기교육을 시켜 자립과 적응을 도와줄 방침이다.

이 소장은 "학업 성취도가 한국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들 학생에게 억지로 영어ㆍ수학 교육을 시켜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정 학생의 실질적인 한국 생활 적응에 도움이 될 기능교육 위주로 교육 과정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일단 학생 150~200명을 받아서 운영할 방침이다.

조계종 측이 지원하기로 한 학교 용지는 시가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그린벨트지역 안에 있어 토지용도변경 절차 등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소장은 "용지 문제가 해결되면 학교 설립 비용으로 30억원, 한 해 운영비로 15억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캠페인을 통한 기부나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소장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자라 사회 부적응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사회적 비용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할 것"이라며 "건강한 다문화 사회 안착을 위해 국민적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