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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우리 사회가 다문화화면서 어떤 국가로 자리 매김해야 하는지, 국가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정리가 우선돼야 합니다."
한국다문화센터 김성회 사무총장은 6일 인터뷰에서 "다문화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크지만, 실제 대책들은 어떤 사인이 터지면 그것에 대응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다문화센터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고 다문화가족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여야 국회의원과 불교, 기독교 관계자가 한데 모여 지난 2008년 12월 4일 설립한 단체다.
김 사무총장은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대학생 멘토링 사업, 국회 다문화포럼 설립, 레인보우 합창단 창단, 이중언어 경진대회 등 다문화센터가 최초로 진행한 사업이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지난 2년의 활동을 자평했다.
그는 특히 대학생 멘토링 사업의 경우 법무부, 경상북도, 영남대, 교원그룹, SK 등이 참여해 민ㆍ관ㆍ산ㆍ학의 협력적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다문화센터의 대표적인 상징물은 무엇보다는 다문화 가정 자녀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
지난해 7월10일 창단된 레인보우 합창단은 지난달 열릴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담 특별만찬장에 초청될 만큼 다문화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김 사무총장은 "얼굴과 피부색이 달라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서 하나의 화합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합창단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최초의 다문화 합창단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여기저기서 공연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아이들이 무대에 서면 설수록 노래 실력이 늘어나 이제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며 "여러 나라 문화의 DNA를 가진 아이들의 목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니 훨씬 더 예쁜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9개국 출신의 35명으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은 향후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도 있다.
김 사무총장은 "레인보우 합창단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단일민족의 폐쇄적인 사회가 아니고 열린 사회라는 점을 해외에 알리고 싶다"며 "세계적인 소년소녀 합창단과 자매결연해 해외 공연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산하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서울과 경기 남부 지역에 설립 예정인 '해비치 레인보우 스쿨'에 대해 그는 "다문화가정 자녀뿐 아니라 결혼이주 여성, 외국인근로자 등 성인까지 대상으로 한 종합교육지원센터로 운영할 것"이라며 "특정한 프로그램 안에 이주민들을 집어넣기보다는 이들 각각의 처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전문학교를 설립하는 '분리교육' 움직임에 명확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은 '통합형'이 돼야 하고 이들에 대한 특별교육은 기존 공교육을 보완하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사무총장은 "일반 학생 중에서도 문제가 있고 공부가 뒤처진 이들이 있지만 이들을 따로 모아 분리교육을 하지 않는데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해서는 분리교육을 한다는 것은 차별"이라며 "다문화 학교가 생기면 이 학교 주변으로 다문화가정이 모이면서 그 지역이 '게토'화되고 이는 다문화 자녀를 영원히 2등 국민으로 만들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려면 어떤 다문화사회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규칙에 충성하고 거기에 맞게 노력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얼굴색이 어떻든, 출신국이 어디든 상관없이 자유를 누리고 행복을 추구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총장은 "우리 사회에 차별이 제도화됐고, 이것이 국민의 인식 속에 자리 잡아 차별이 일상화됐다"며 "이것을 바꿀 제대로 된 국가철학 혹은 정치철학이 세워져야 다문화정책이 중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