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만국 공통언어잖아요? 우리는 노래를 통해 하나가 됐답니다!”

　농촌 어린이들의 피부색·인종·종교를 뛰어넘은 환상적인 하모니가 전국 동요팬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 미원초등학교(교장 장기현) 합창단이 5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제2회 전국다문화어린이합창대회’에서 내로라하는 도시팀들을 꺾고 영예의 대상(합창 부문)을 수상한 것.

　전체 단원 47명 중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35명인 미원초등학교 합창단은 이날 창작동요 <우주 자전거>의 화음을 완벽하게 소화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국다문화센터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각 팀마다 다문화 어린이가 50% 이상 참여해야 한다.

　미원초등학교는 전교생 350여명 중 다문화 어린이가 170명이 넘을 정도로, 부모 중 결혼이민자가 많은 학교다. 설악면은 국제결혼이 흔한 통일교의 본산이라 일본·우즈베키스탄·미국 등지에서 시집온 여성결혼이민자가 많은 까닭이다. 이렇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일반가정 어린이와 다문화가정 어린이간에 벽이 적은 것은 당연한 일.

　“아이들의 연습에 부모들도 힘을 보탰어요. 모국에서 음악을 전공한 김령아양(미원초 6년) 엄마 스즈키 준코씨는 지휘를 맡고, 이수지양(〃 5년) 엄마 수토 이사씨는 반주를 거들며 아이들의 의지를 북돋았지요. 이번 성과는 우리 지역 주민 모두의 작품입니다.”

　합창단원 지도를 맡은 조경아 교사(43)는 “합창단을 꾸린 지 1년 남짓밖에 안 됐지만,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목소리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하나로 어우러졌다”며 다양성이 조화를 이룬 다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합창단을 위해 학교측에서도 적극 후원에 나서, 연습 때마다 간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합창단복 구입, 행사시 차량 대여 등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 미원초등학교 합창단이 부상으로 받은 상금은 200만원. 학교측에서는 이 시상금 중 일부를 일본 지진 피해지역 아동, 우즈베키스탄 불우아동 등 세계의 어린이들을 돕는 데 기부할 계획이다.



　이승환 기자 lsh@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