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강국 레인보우 코리아＜2부＞ 다문화 강국 이젠 실천이다 / (4) 레인보우합창단 창단◆

음악의 위대한 힘 중 하나는 치유력이다. 멀리는 구약성서의 다윗에서 가까이는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에 이르기까지 음악은 상처 입은 마음의 치료에 탁월한 효력을 보였다.

레인보우소년소녀합창단의 지휘를 맡게 된 김진수 씨 역시 `음악의 힘` 신봉자다. 그가 무보수로 지휘를 맡은 것은 자신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어려움을 보았기 때문이다.

2006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모 교회 합창단의 지휘를 부탁받은 김씨는 그곳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 어머니를 둔 한 여자아이를 만났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의 얼굴엔 이미 짙은 그늘이 드리워 있었다. 또래의 한국 아이들보다 유난히 까만 피부색 때문이었다.

"부모님도 아이도 드러내놓고 말은 안 했지만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았습니다. 제가 용인에 사는데 그 근방에는 농사짓는 분들이 많아서 다문화가정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애가 그토록 침울해지는 걸 보면 다른 지역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다문화가정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된 계기였죠.”

김씨는 아이에게 소프라노 파트를 맡겼다. 특출한 재능이 있지는 않았지만 아이는 열심히 활동했다. 연습이 끝나고 단원들끼리 식사를 할 때마다 아이가 밝은 표정을 보이는 횟수가 늘어갔다.

몇 달 후 그 아이 어머니가 찾아와 그에게 한 첫마디는 "감사합니다"였다.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아이가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뀌었는지를 자랑처럼 늘어놓던 그 아이의 어머니는 감사드린다며 수없이 고개를 숙였다. 김씨가 수없이 보아온 음악의 `치유력`이 또 한 번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우리 말을 잘 모르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해 물으니 김씨는 "걱정할 것 없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음악은 만국 공통어입니다. 몸짓과 발성만으로도 얼마든지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죠. 전 오히려 아이들에게 한국말을 가능한 한 더 많이 쓰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He is…

김진수 지휘자는 2007년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합창지휘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현재 미드웨스트 대학 교회음악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신예 지휘자다. 그는 2002~2003년 국립합창단 단원을 역임(베이스)한 후 서울 사단법인 베누스토 합창단 지휘자를 거쳤다. 2004년 제9회 전국 합창대회 우수상(베누스토 합창단 지휘자)을 비롯해 제24회 강원도 전국 합창경연대회 동상(인하모니 콰이어 지휘자), 제6회 경기도 장애인합창대회 은상(김포시 객원지휘) 수상 경력이 있다.

[기획취재팀＝이창훈 차장(팀장) / 배한철 기자 / 이지용 기자 / 고재만 기자 / 임태우 기자 / 우제윤 기자(이상 사회부) / 전정홍 기자(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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