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혈연으로 묶인 우리 다문화 서구와 달라 결속 더 빠르죠"

 

 

 

다문화로 박사학위 받은 이현정 레인보우 합창단장

기사입력 2014.08.07 17:42:14 | 최종수정 2014.08.07 20:19:50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은 한국 다문화 정책의 축소판이자 미래이기도 합니다."

G20 정상회의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등 굵직한 무대에 단골로 초청받으며 `다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레인보우합창단 이현정 단장이 다문화 현상 연구로 동국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 주제는 `한국의 다문화모델을 위한 공감론적 접근`이다. 이화여대 미대를 나와 불교방송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이 단장은 안정된 직장 대신 자신이 소명의식을 느끼던 다문화 운동에 미래를 거는 모험을 택했다.

지난 2008년 12월 한국다문화센터 창립멤버로 참여해 우여곡절 끝에 2010년 `레인보우코리아 다문화어린이 합창단`을 창단할 때만 해도 합창단이 지금처럼 뜰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매일경제신문과 다문화센터는 시민단체와 언론사의 협력모델을 통해 다문화 운동의 바른 방향을 잡고 사회적 관심을 제고한다는 데 의기투합했다.

락앤락과 현대자동차, KT&G 등 다양한 기업들의 후원으로 합창단은 순항 궤도를 찾았고 KBS와 EBS를 비롯해 많은 방송사들이 다큐멘터리로 보도하면서 주목의 대상이 됐다.

이 단장은 "매경과 다문화센터, 기업, 학교와 자치단체 등이 동참해 민ㆍ관ㆍ산ㆍ학ㆍ언의 하이브리드적 협력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합창단은 다문화가정의 애환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면서 한국 내 다문화 현상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 보여주는 시금석이었다. 그 합창단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오면서 이 단장이 내린 다문화의 가장 이상적 정책모델은 `패치워크형`이다.

이 단장은 "패치워크는 문명론에 입각한 문화적 접근을 말합니다. 개별적 문화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용광로형이나, 개성은 존중하지만 결속력이 약한 샐러드볼형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개성을 살리면서 서로를 엮어내 또 다른 차원의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 바로 패치워크 예술이고 한국이 지향해야 할 다문화 모델도 바로 패치워크형이죠." 패치워크란 개념은 이 단장이 미술을 전공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였다.

"다만 패치워크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신적 동력이 있어요. 그게 바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구성하는 요소인 유교 철학이고 이를 통한 공감의 실현입니다."

이 단장은 식민지배에서 비롯된 서구의 다문화정책은 착취와 억압,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불가피했지만 한국의 다문화는 결혼이민을 통한 가족의 구성이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서구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정서적으로 편입될 여지가 큰 대신 다문화가정 위주의 지원정책이나 부모들의 국적, 국적의 취득 시점,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에 따라 개별적 차이점이 있는 만큼 보다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인보우합창단은 31일 미디어 파트너인 MBN과 함께 오스트리아로 가 빈소년합창단과 자매결연을 맺을 예정이다.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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