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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국도 다문화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서울의 거리나 지하철에서 관광객이 아닌 차림의 외국인을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으로 가면 더욱 심해진다. 이들은 한국인과 결혼하면서 이주해오거나 근로자로 입국해 체류하는 사람들로 2007년 7월 현재 한국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에 해당하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15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만만치 않은 숫자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이들은 국내에 정착하거나 생활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이나 언어, 자녀교육, 이혼, 가정폭력, 범죄 등 각종 문제에 부딪히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다문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회가 적극 나섰다. 여야 국회의원 37명이 어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다문화기본법 제정을 추진할 다문화포럼을 출범시킨 것이다.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정부 여러 부처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제각각 이 문제에 접근해 나름대로 활동을 펴왔으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회에서 법과 제도를 정비해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오던 터였다. 다문화포럼은 국회입법조사처와 함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다문화기본법안을 만든 뒤 8월중 공청회를 거쳐 9월에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입법부문에서도 그동안 외국인 유입과 관련한 특정현상이 나타나면 대증적으로 관련법규를 만들어 왔다. 현재 '외국인처우기본법' '국적법' '출입국관련법' '외국인고용에 관한 법' '국제결혼중개업법' '다문화가족지원법' 등으로 흩어져 있어 이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가 다문화기본법을 만들어 한국의 다문화 기본정신을 널리 알리고 다문화 가족 지원과 자녀교육 문제 등 다문화의 정책적 해법과 법적 기반을 만들겠다고 하니 크게 기대를 걸어본다.

정부의 여러 부처가 연관돼 있는 만큼 다문화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의 정비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정부의 다문화정책 담당부처는 8개로 나눠져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출입국관리소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간의 유기적 협력관계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해 효과적인 업무추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문화포럼의 대표 진영 의원이 "그간 총괄부처 격인 법무부가 규제의 관점에서 접근했으나 지금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이나 통합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점은 유의해볼 만하다. 이제는 우리나라를 잠시 드나드는 출입객이 아니라 생활하는 주민으로 바라보고 이들에 대한 정책을 강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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