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 38명이 참여한 `통합적 다문화 정책과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포럼`이 어제 창립식을 하고 공식 출범했다. 다문화 가족이 우리 사회의 성원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인 기반을 갖추는 일에 여야를 초월해 뜻을 한데 모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결혼 이주와 근로 등으로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은 144만명을 헤아릴 정도로 이제 큰 부분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과 외국인 간 국제결혼은 11%에 달하는데 특히 농촌 지역은 41%로 훨씬 높다. 다문화 가족 자녀 수는 5만8000명(2008년)으로 이 숫자가 2010년이면 10만명을 넘고 2020년이 되면 167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수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다문화 가족은 사회적ㆍ경제적 어려움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전체 결혼 이민자 가구 중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족은 52.9%(2005년)에 이른다. 자녀들이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희망도 갖기 힘들다. 고교 12.8%, 중학교 10.1%, 초등학교 2.8%에 달하는 다문화 가족 자녀의 학교 탈락률이 힘든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어려움은 상당 부분 언어장벽에서 비롯되고 있다. 언어 소통이 되지 않으니 주변 인사들과 갈등이 심화되고, 자녀 교육에도 도움을 주지 못해 자녀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학습의욕 상실을 겪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점에서 전국 119개 다문화 가정 지원센터를 확충하고, 센터에 따라 천차만별인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다문화 가족의 언어 교육과 상담을 전담할 전문요원을 양성하고, 자격증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서비스 질을 담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날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발제자인 김성회 다문화센터 사무총장은 통제적 사고가 중심인 법무부가 다문화 행정을 총괄하는 체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적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다문화 정책을 펼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별도로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귀담아들을 만한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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