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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상승으로 '국경없는 마을' 공동화

(안산=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외국인근로자 밀집지역인 '국경없는 마을'의 다문화특구 지정에 따른 사회문화적 효과와 경제적 효과 등 기대효과가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양대 오경석 교수는 28일 오후 박순자 국회의원 주최로 안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다문화사회의 통합과 지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2007년부터 진행된 다문화특구 신청 움직임만으로도 원곡동 공동체가 이미 와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오 교수는 "특구 계획으로 원곡동의 지가와 임대료가 치솟으며 공동화가 진행, 원곡초등학교의 학급수가 몇년 사이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다문화아동센터들은 원생 모집조차 못하고 있다"면서 "다문화 특구가 거주 외국인의 지역사회 통합을 추진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특구 지정으로 지역 상가가 늘어나고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며 "이주민에게 시급한 것은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나 '세계 전통 민속축제'가 아니라 단속 추방에서 자유로운 공간,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한국다문화센터 김성회 사무총장은 "다문화특구 사업비가 2007년 계획에는 1천억원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200억원에 못미치는 액수만 책정됐는데 이 비용으로 특구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효과가 의심되는 다문화원 건립이나 이주민센터 운영보다는 분야별(의료, 법률, 금융 등) 다국어 상담 콜센터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지난 5월 1일 국경없는 마을 일대 36만7천541㎡가 다문화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2013년까지 186억원을 들여 다문화원 건립, 특화거리 조성, 외국계 관광식당 지정, 세계 전통민속 축제 개최, 국제 다문화 심포지엄 개최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다문화특구 지정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와 소득유발효과가 각각 184억원, 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6월 말 현재 안산시의 등록 외국인은 61개국 3만3천여명이며, 원곡동 일대에만 1만6천여명이 살고 있다.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