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이주 여성과 노동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불교 천태종 명락사(주지 무원스님)는 22일 동짓날을 맞아 팥죽을 쑤어 이웃과 나눠 먹으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행운을 기원했다.

'다문화 가족과 함께 팥죽 나누기'로 이름 지은 이 행사에는 가수 윤수일 씨와 시의원, 구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3천명이 모여 팥죽을 나눠 먹었다.

무원 스님은 "여러 나라에서 온 이들과 어울려 살며 모두가 한 몸이자 한 마음이라는 동체대비의 가르침을 실천하자는 뜻에서 이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오갈 데 없는 이혼한 이주 여성과 그 자녀를 위해 많이 시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혼한 이주 여성의 쉼터인 명락빌리지에 사는 중국 출신 김 모(48) 씨는 "업신여겨 깔보는 말 한마디가 때려서 맞는 것보다 더 아프다"며 "팥죽을 나눠 먹는 마음으로 앞으로 서로 어울리고, 존중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팥죽을 쑤어 여럿이 나눠 먹으며 따뜻하게 대하니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며 "어서 한국에 뿌리를 내려 이곳에서 받은 고마움을 다른 이들에게 밥 한 끼라도 베풀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투란(28) 씨는 서툰 한국말로 "베트남에서도 한국처럼 동짓날이 되면 '제'라고 부르는 팥죽을 쑤어 먹으며 행운을 기원한다"면서 "내년에는 아기가 건강하고, 직장도 잡아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사말하는 무원스님. 명락사 제공>

<팥죽을 먹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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