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50주년> 어둠 밝힌 ‘4·19 정신’ 교육·장학사업으로 다시 빛난다 4월회, 다문화가정·탈북자 대안학교 설립 등 앞장

▲ 4·19 혁명 50주년 기념일을 사흘 앞둔 16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한 직원이 묘비에 꽂힌 태극기를 교체하고 있다. 곽성호기자

오는 19일로 4·19혁명이 50주년을 맞는 가운데 민주화를 위해 몸을 던졌던 젊은 날의 열정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4·19 정신 계승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단법인 4월회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 설립과 4·19 유공자 자녀들에 대한 장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월회는 태국 등지로 망명해 독재 정권에 대한 항거를 이어가고 있는 미얀마 민주 인사와 그 가족을 돕기 위한 활동 등 국제연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4월회는 16일 4·19혁명 50주년을 맞아 대한불교조계종,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등과 함께 다문화대안학교(Rainbow Pre School)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4·19 유공자 자녀와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장학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다문화대안학교 설립 협약식과 제1회 장학기금 수여식을 했다.

지난 1991년 창립한 4월회는 주로 국립민주묘지 참배, 4·19와 관련한 학술세미나 주최 등 4·19 기념사업을 벌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4·19혁명 50주년 사업을 구상하면서 회원들 사이 “우리 사회의 어둡고 아픈 곳을 돌아보자”, “후대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는 4월회 산하 ‘4월장학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현재 4월회의 장학사업과 다문화대안학교 설립은 4월장학재단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수광 4월장학재단 이사장은 “4·19 민주이념을 계승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한 4·19 유공자 자녀와 한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4월회는 학교 부적응 다문화가정 자녀가 증가하지만 이들에게 대안 교육을 제공할 기관은 거의 없는 현실에 주목했다. 한국인과 재혼한 부모의 초청으로 중간에 입국하는 아동·청소년이 매년 수천명에 달해 입국 초기 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사회에 대해 가르칠 기관이 절실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 이사장은 “다문화가정 자녀, 중간 입국 아동·청소년,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을 보듬는 다문화대안학교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4월장학재단의 이런 뜻을 접한 조계종은 종단의 땅을 다문화대안학교 설립에 선뜻 내놓기로 했다. 현재 서울 소재 부지 2군데를 후보로 학교를 짓기에 더 적합한 부지를 고르는 중이다. 학교 설립에 드는 비용은 4월회가 기부와 모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설립 이후 교육은 한국다문화센터 등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4월장학재단은 지난 9일 4·19 유공자 자녀 2명과 다문화가정 자녀 2명에게 장학급을 지급하고 장학사업도 시작했다. 장학사업의 재원 역시 회원의 기부와 모금으로 마련했다. 장학금 지급대상과 액수는 차차 늘릴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4·19혁명으로 민주화를 이룬 우리가 민주화 과정에서 억압받는 다른 나라를 도와야 한다”며 “태국 등지에 망명해 있는 미얀마 민주화 인사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 후원을 위한 교섭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