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에 사는 사람들]희망을 주는 교실, 행복을 여는 강의
▼다문화 아이들에게 ‘이중언어 교육’ 홍종명 전임교수▼
“이민온 어머니 말 가르쳐 다국어 구사하는 인재로 육성”
“부모가 서로 다른 모국어를 쓰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는 ‘글로벌 인재’ 자질을 타고난 셈입니다.”
LG그룹이 진행하는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 청소년을 한국의 ‘미래 인재’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 학교의 ‘이중언어 인재 양성 과정’은 한국외국어대에, ‘과학인재 양성 과정’은 KAIST에 각각 위탁해 교육한다. 지난해 12월 학생 선발을 거쳐 지난달 2년 과정의 수업을 처음 시작했다.
‘이중언어 인재 양성 과정’ 총괄책임을 맡은 홍종명 한국외대 다문화센터 전임교수(43)는 “주로 결혼이민자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어머니의 모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한국어를 포함해 두 가지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면 본인은 물론이고 한국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종명 한국외국어대 다문화센터 전임교수는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이중 언어를 습득하려면 집안과 사회에서 인식의 전환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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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는 현재 중국 출신 어머니를 둔 어린이 20명과 베트남 출신 어머니를 둔 어린이 20명 등 모두 40명에게 한국외대의 전공학과 강사들이 어머니의 모국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토요일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한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해당 언어 전공 대학생들이 ‘멘터’로 활동하고 있다.
홍 교수는 “흔히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은 집에서도 어머니로부터 쉽게 언어를 배울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집안 어른들이나 주위의 시선 때문에 결혼이민을 한 어머니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이중 언어를 완벽하게 습득하려면 집안과 사회에서 인식의 전환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모습은 미국에서의 동포 사회 모습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집에서도 영어를 강조하는 부모의 영향으로 제대로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교민 2, 3세가 많다는 것.
홍 교수는 한국외대 한국어교육과를 거쳐 미국 하와이대에서 ‘언어 습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동아시아어문학과에서 전임강사로 근무하다 2007년에 귀국해 모교에 재직 중이다.
홍 교수는 “앞으로 중국 베트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온 결혼이민자의 자녀들까지로 대상을 늘려가고 싶다”며 “언젠가는 결혼이민자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중 언어 교사로 육성하는 것이 또 다른 포부”라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