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종교를 넘어선 다문화센터가 창립한다.

(사)한국다문화센터 설립 준비위원회는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 음식점에서 확대운영위원회의를 열고 ‘좌우와 종교계를 뛰어 넘어 함께 다문화 사회 정착을 통한 선진 한국을 건설하자’고 뜻을 모았다.

(사)한국다문화센터는 ‘다문화가 공존하는 열린공동체 대한민국 건설’을 기치로 내건 단체로, △열린공동체-다문화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국민인식제고 △다문화가 공존하는 사회통합 △다문화 자원을 활용하는 국가발전 모색 △다문화 글로벌 사회를 선도하는 선진 대한민국 건설 등 다문화 현상 및 지원정책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공동대표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인 대흥사 보선 스님과 미래연구원 이사장인 김상철 변호사가 맡았고, 운영위원장에는 연세대 류석춘 교수, 자문위원장에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무부장인 황룡사 무원스님이 각각 선출됐다. 자문위원은 한나라당 김선동·원희룡 의원과 민주당 최문순 의원,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 등 여야 정치인과 사회 각계 인사 14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한 자리에 모인 각계 인사들은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다문화 사회 건설에 보수, 진보가 따로 있느냐”며 힘을 합하자고 입을 모았다.

류석춘 운영위원장은 “현재 다양한 다문화 관련 시민단체들이 난무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데, 좌우간 종교간 대립 없이 모두를 아우르는 단체가 되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다문화가정의 지원활동이 전개돼 온 만큼 정치색없이 아젠다 개발, 범국민 캠페인 등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류 교수로부터 참여 요청을 받고 ‘아차, 우파진영도 다문화 사회에 진출하는구나’했다”고 웃음을 유도한 뒤 “인류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는 데 진보와 보수를 구분할 필요가 있느냐. 앞으로 다문화 TV채널 추진 등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지역구(서울 양천갑)내 탈북자 자녀들이 다수 재학중인 한 초등학교가 학부모들의 기피로 폐교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함께 살아가는 도시에서도 작은 통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어찌 큰 통일을 바랄 수 있겠느냐”면서 “더욱이 코리안 드림을 안고 입국한 이주민들이 ‘현대판 노예’‘2등 국민’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평하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면 전략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번 일은 한국의 보수가 과거 근대화의 기득권만 고집하는 보수가 아니라 국민통합에 진취성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고무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탈북자와 이주민과 함께 사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더욱 조직적으로 지원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서 국민들에게 다문화 마인드를 심어주고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물결을 일으키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고, 김선동 의원은 “단일민족의 신화를 탈피해 한민족의 지평을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다수가 참여하는 국민운동 차원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사)한국다문화센터는 4일 창립 기념식 후 학술 세미나를 열어 국내 다문화 현상과 지원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향후 △나라별 커뮤니티 및 지원 네트워크 구축 △다문화 청소년 육영사업 △다문화 가정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운동 전개 △탈북 다문화가정 지원과 함께 특별사업으로 다문화 케이블 채널(TV) 설립과 다문화 사회에 대한 범국민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