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코리아 / <2부> 다문화 강국 이젠 실천이다 (5) 무료 의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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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무료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다문화가정 어린이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김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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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야, 한 번만 따끔하는 거야."
주삿바늘이 왼팔 혈관에 꽂히고 피를 뽑아내자 이민지 양(6)이 오른손으로 눈을 가린다. 피부색이 까무잡잡한 민지 양은 콩고 출신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아이다.
지난 12일 오후 과천 서울대공원 소주차장에서는 민지 양을 포함해 수원시 다문화가정 68가구 자녀 88명이 무료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한국다문화센터, 수원시 방문보건센터, 수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공동 주최하고 아주대의료원의 후원으로 열렸다.
다문화가정은 의료 부문에서 취약한 점이 많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학교를 통해 검사에 익숙해지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오히려 엄마들이다. 의료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나 예방접종 필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엄마들은 `죽을 정도로` 아프지 않으면 병원에도 잘 가지 않고 약으로 때우려고 한다. 임신 중 배가 아픈데도 `이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에 참다가 태아를 잃은 임신부도 있을 정도다. 달라진 생활습관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병원을 더 자주 찾아야 함에도 현실은 반대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날 무료 검진에 나선 다문화가정 아이 대부분이 생애 첫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 때문에 수원시는 방문보건센터를 만들고 1대1 방문을 통해 이들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
수원시 방문보건센터의 오숙희 팀장(46)은 "다문화가정 엄마들은 한국 엄마들 사이에선 상식 수준인 건강관리 지식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언어 문제 때문에 병원에 가도 제대로 진료를 못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은 입국하기 전에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는 검진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이들은 이에 앞서 서울대공원 동물원 구경을 마친 뒤 다람쥐광장에서 에어로빅,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가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전수진 양(파장초 4학년)은 "그림대회에서 우승해 곰인형을 받았다"고 자랑한 뒤 "학교에서도 동물원에 몇 번 와 봤지만 다문화가정 친구들과 오니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중국 출신인 쉬원샤 씨(40)는 서툰 한국말로 "작년에 한국에 입국하기 전 중국에서 난생 처음으로 검진을 받았다"며 "한국에서 이렇게 무료로 건강검진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사무총장은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고민한 결과 무료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택했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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