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결혼이민자들은 농촌에 살고 싶은 욕구가 비교적 강하지만 일부 결혼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혼이라는 부작용으로 인해 농촌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농촌다문화 후계세대 육성방안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이주여성 가운데 남편이 농업인인 여성 402명을 조사한 결과 83％가 농촌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 농촌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한 68명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자녀교육 때문에’가 30.9％로 가장 높았고, ‘농사가 힘들어서’(25％), ‘생활환경이 좋지 않아서’(17.6％) 등으로 조사됐다.

이주여성은 이처럼 농촌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지만 이혼은 오히려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처와의 이혼은 2002년 380건에서 2008년 7,962건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의 해체 이유에 대해 불건전한 결혼중개업체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강혜정 전남대 교수는 “외국 여성들은 국제결혼중개업체의 소개와는 달리 한국의 남편이 가난하고 신체적·정신적으로 열악한 조건이기 때문에 가정을 떠나는 사례가 있다”며 결혼중개업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물론 이혼 통계만 보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역설적이게도 짧은 결혼과정을 고려하면 오래 사귀고 결혼한 내국인의 이혼율에 비춰볼 때 낮을수도 있다”며 “이들이 농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의 상담과 주민들의 관심·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 모두 자신의 정보를 속이면서까지 결혼하는 잘못된 풍토를 빨리 걷어내는 한편 양국 정부가 신뢰하는 중개업체가 국제결혼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국제결혼중개업이 지난해부터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좋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회에서 결혼 당사자 상대방의 정보제공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최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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