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령화와공동화 현상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국제결혼을 통해 농촌에 정착하는 외국 출신 젊은 여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해 혼인을 한 농업인 10명 중 4명이 국제결혼을 했고, 그동안 농촌으로 시집을 온 이주여성농업인은 2만8,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는 이주여성농업인이 7만4,034명으로 늘어나 전체 여성농업인의 6.2％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농촌사회에서 이들의 역할이 점차 커질 수밖에 없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주여성농업인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크게 미흡해 농촌사회에 적응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2~3년 전부터 정부도 각 부처별로 다문화가정 지원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각 부처 지원내용이 획일적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농촌 다문화가정 지원대책이 올해 보건복지가족부로 이관되면서 기초적인 영농기술 교육마저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농협이 지난해 13개, 올해 21개 지역농협에서 ‘다문화 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있고, 농협문화복지재단이 모국 방문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농촌 이주여성농업인은 35세 이하가 70％일 정도로 젊고고학력의 정예화된 인적 자원이다. 따라서 이들이 우리 농업과 농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들과 가장 밀착해 있는 농협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급속하게 다문화사회로 진전되고 있는 농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는 것은 농협의 장래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