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옴부즈맨', `평등 대우 계획' 실시

"인구 7천명 피차시 주민은 52개국 출신"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스웨덴의 다문화는 휴머니즘, 사회정의 등에 기초한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여러 국가가 배우러 오는 것이죠."

레이프 마그누손(52) 스웨덴 다문화연구소장은 24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을 방문, "다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 통합은 민주주의 구현에 지향점을 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문화주의는 자칫 정체성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그누손 소장은 25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무지개청소년센터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공동주최하는 '다문화 청소년 역량강화 국제심포지엄'에서 '스웨덴의 다문화 아동·청소년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는 주제로 발제한다.

심포지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마그누손 소장은 스웨덴의 다문화 사회의 단면은 피차시(市)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7천명인 피차시 주민의 출신국가는 52개국이며 사용하는 언어는 47개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16세 이하 유소년팀 선수의 절반 이상이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고 한다.

스웨덴은 1975년 스웨덴 의회가 이민자의 성공적 사회통합, 다원 및 다문화적 사회 창조 등을 뼈대로 한 이민 정책의 포괄적 지침을 정하면서 다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인터뷰> 마그누손 스웨덴 다문화센터 소장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레이프 마그누손(52) 스웨덴 다문화센터 소장은 "다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 통합은 민주주의 구현에 지향점을 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문화주의는 자칫 정체성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5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무지개청소년센터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공동주최하는 '다문화 청소년 역량강화 국제심포지엄'에서 '스웨덴의 다문화 아동·청소년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라는 주제로 발제한다. 2009. 8. 24 tsyang@yna.co.kr

특히 올해부터는 '평등 옴부즈맨'(Equality Ombudsman) 제도를 실시하면서 성이나 인종, 종교, 성적 취향, 신념, 연령 등 어떤 부문에서든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발효돼 모든 학교가 '평등대우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고 마그누손 소장은 소개했다.

그는 스웨덴 다문화의 특징에 대해 "제각각 말과 풍습이 다름을 인정하더라도 그 뿌리는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에 두고 있다"고 소개하고 "통합은 자생적으로 생긴 (인종 또는 이민) 단체를 통해야 하고, 국가는 그 단체 활동을 후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은 290개의 지방자치정부 차원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사회적 이슈와 인권 등을 다루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시민의 몸에 배어 있고 일상화 돼 있다"며 "그렇기에 스웨덴은 다문화 국가인 미국과 프랑스에 없는 '영감'(inspiration)이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마그누손 소장은 한국의 새터민 정책에 대해서도 "새터민에게 먼저 민주주의와 참여를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나 사회가 그들의 적이 아니라 친구임을 알려줘야 하고 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다문화주의에 악영향을 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경기 침체는 고용시장을 비롯해 교육과 국가 재정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소수를 배척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상황을 극복하려는 자세를 갖는 점에서 스웨덴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고 풀이했다.

그는 다문화주의의 핵심을 한 단어로 설명해달라고 하자 "전세계 여러나라에서 나타나는 다문화주의의 핵심을 관통하는 말은 관용(tolerance)"이라고 풀이한 다음 "스웨덴 나름대로의 다문화의 특징을 꼽으라면 민주주의를 지향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