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 42명에 '한국인' 귀화증서 (서울=연합뉴스) 13일 법무부 서울출입국사무소는 중국과 일본, 필리핀,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 출신의 결혼이주민 42명에게 한국 국민의 자격을 부여하는 귀화증서를 전달했다. 이로써 서울사무소는 지난해 3월 25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5회에 걸쳐 236명의 결혼이민자에게 귀화증서를 발급했다.<< 한민족 센터 기사 참조 >>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법무부가 최근 내놓은 국적법 개정안에 대해 전문가 다수는 '개정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소수자들의 사회통합 외면", "복수국적 허용 범위의 협소" 등 시대적인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 향후 당정협의 과정 등에서 과감한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단일국적주의의 완화 등 국적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해 온 전문가 4인의 견해를 들어본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결혼이주자 등 복수국적 용인 검토해야 ==

복수국적의 허용 정책과 병행돼야하는 것은 철저한 국민처우 원칙이다. 즉, 외국국적을 가지게 된 국민이나 우리 국적을 보유한 외국인으로 하여금 우리나라 여권만을 사용하고 국내에서는 외국인 행세를 하지 않고 철저히 한국국민으로 살게 한다는 것이다. 복수국적의 허용이 국민의 해체를 가져오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런 철학 위에서 복수국적을 과감하게 용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부는 특별귀화와 복수국적의 용인을 인센티브로 '우수 외국인'을 영입하는 데만 집착하는 경제적 도구주의, 산업경쟁력 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이민자의 사회통합 차원에서 접근해, 결혼이주자 등 귀화하는 외국인의 복수국적을 용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한다.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다수는 국내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재외동포의 복수국적을 일반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면, 해외에서 기반을 쌓고 복지혜택을 누리는 고령의 재외동포처럼 현재의 국적을 포기하는 게 어려운 경우에 한해 복수국적의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귀환 디아스포라의 국적 회복시에도 고려가 필요하다.

선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이 국적을 선택하지 않았을 때 자동적으로 한국국적을 상실하게 하는 현 제도를 수정하여 선택촉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선택제도 자체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국적법 개정(1984년) 이후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및 선택최고(촉구)제도를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 촉구한 예가 없다. 복수국적자를 완벽히 파악해 선택을 철저히 관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굳이 필요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명무실하게 제도를 운영할 바에는 아예 폐지하고 복수국적자가 국민으로 살아갈 의사가 있는지 의문시되는 경우에 한해 선택을 촉구하는 것이 더 나은 방안이다.

국적법 개정과 관련, 복수국적을 일부 특권층의 원정출산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외국 인재에 영주권부터 부여해야 ==

출입국사무소 투자외국인 간담회(자료사진)출입국사무소 투자외국인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25일 오후 서울 목동의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투자외국인 유치지원을 위한 주한 외국경제인ㆍ외교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주한 외국인들은 입국을 전후해 경험했던 각종 불편했던 경험들을 쏟아냈다. 이민행정 업무 주무기관인 출입국사무소는 올 4월 글로벌 인재ㆍ투자외국인유치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개소 후 "성공적인 자리매김" 평가를 계기로 주한 외교관과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정책 제안을 구하기 위해 주한 외교관 및 외국 경제인 초청 간담회를 기획했다. 2009.6.25 <<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제공 >>

정부는 지난해 국적법 개정특별분과위원회에서는 이중국적자에게 국민처우원칙을 적용해 이중국적을 폭넓게 용인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올 3월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발표한 개정안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용이하다고 판단되는 우수 외국 인재에 대해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것으로 당초 내용보다 크게 후퇴했다. 이는 인재 유치의 실효성 등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복수국적을 허용해도 외국의 우수 인재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유치할 것인지 불확실하다. 또, 국적은 국민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대한 요건인데 국익이라는 이유로 외국인에게 한국 국적을 부여하는 것은 '국격'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아울러, 병역의무를 이행한 선천적 이중국적자도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한국국적이 상실돼 인구유출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

또, 엄격한 단일국적주의를 고수, 재외동포와 모국과의 한민족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는 등 개정안 내용은 초국가적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임시변통적 조치로 평가된다. 세계화로 인해 이중국적을 용인하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선천적 및 비자발적 이중국적자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결정이다.

재외동포,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 화교 등 소수자들의 사회통합을 외면했다는 지적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엄격한 단일국적주의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시대변화에 걸맞은 개방적 국적제도를 정착시키려면 국적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08년 12월 제안됐던 국적법 개정시안을 법제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이중국적자에게는 국내에서 국민으로만 처우하는 원칙을 견지하고, 우수 외국 인재에게는 이중국적보다 실질적인 영주권을 부여하여 내국인과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부정적 정서를 이유로 이중국적자의 국민처우원칙을 현 시점에서 적용하기 어려우면 병역의무이행자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허용 대상을 확대해 나가면 된다.

◇김봉섭 전(前) 재외동포재단 전문위원

== 재외동포 기본법 제정이 시급 ==

현 정부가 복수국적 부여 방향으로 국적법 손질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고 진일보한 것이다. 그러나 복수국적의 부여 범위가 지나치게 좁은 데다 동포 인재 유치의 핵심적 인센티브 중 하나인 병역문제에 과감하게 접근하지 못하는 등 소극적인 해법으로 일관, 이 정책이 700만 동포가 아닌 수 백∼수 천명의 동포를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받게됐다.

법무부는 또 국적법 개정 과정에서 한국 국적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는 재일동포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데다 '글로벌 우수 인재' 유치를 천명한 개정안이 1999년 재외동포법 제정 당시처럼 "특정지역(미국) 동포들을 위한 법률"로 오해 받게 할 수 있다.

이처럼 동포 정책을 놓고 동포사회에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국적법 개정보다 더 시급한 것은 재외동포를 위한 기본 법률을 정비하는 것이다. 재외동포를 위한 기본법이 없이 특별법만 제정된 상태에서 개별법들간 충돌 가능성이 있다.

이중국적 부여시 한시법으로 제정된 재외동포법을 어떻게 둘 것인지도 논의해봐야한다. 바람직한 것은 이를 폐지하고 이 법의 취지를 살리는 재외동포 보호법이나 재외동포육성법 등 기본법을 제정하거나 현행 재외동포법을 헌법 제2조2항에 근거한 재외국민법(재외국민참정권 조항 포함)으로 대체함으로써 동포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한국은 90년대 후반부터 국내로 환류되지 않는 고급인력이 급증하는 등 인재확보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재외동포 중 해마다 약 1만 7천명이 국적을 이탈하고 있으며 이 중 1만명이 재일동포다. 특히 일류급 동포 인적자원의 유출을 막는 데 정부가 발벗고 나서야한다.

이런 점에서 국적법 개정안은 동포 인재를 끌어들이는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 이들에게 복수국적이 허용되면 동포 자신의 선택에 따라 모국정치에 참여하는 길이 열리게 되고 이는 거주국과 모국에서의 정치력 신장이 동일 선상에서 해소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동포의 권익 신장과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서라도 이중국적과 참정권 부여를 동시에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

일본국적 선택해 일본 올림픽 대표팀 합류하는 다르빗슈 유 (나고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31일 일본 나고야 돔에서 열릴 2007 일본시리즈 주니치 드래곤스와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에 앞서 니혼햄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가 몸을 푼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란계 일본인인 다르빗슈는 올 1점대 방어율과 15승을 기록한 일본 프로야구 최고투수로,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다 최근 일본국적을 선택,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 한일전에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2007.10.31 hkmpooh@yna.co.kr

== 복수국적자에 공무담임권 인정 신중히 ==

복수국적 제도 도입의 배경은 사회경제적 요구보다 정치적 요구에 의해 추진됐다는 태생적인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 제도의 핵심인 '해외우수인력'의 특별 귀화 문제의 실효성을 신중히 검토해봐야 한다.

'탁월한 능력의 해외 인재' 유치 노력이 전통산업 및 문화예술 분야의 숙련 또는 미숙련 노동자의 배제 방식이 되면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국내에 유입된 해외 이주노동자들도 이중국적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 문제는 또 해외 노동력의 주된 수혜자인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국내 산업의 정치경제적 불균등 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차별적인 인력정책' 지적도 받을 수 있다.

또, 해외 인력의 대거 유입으로 단기적으로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져 중장기적으로 국내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해외 인재에 대한 이중국적의 허용은 '원정 출산' 같은 정치ㆍ경제적 특권 계층 조성으로 국민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해외동포의 경우 이중국적 문제로 풀 게 아니라 이들과 문화·경제·혈연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동포청을 설립하는 게 바람직하다. 동포 2, 3, 4세 등에 대한 이중 국적 허용은 동포 사회 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중국 등 국가의 동포들의 경우 차별감과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출마 등을 통해 국내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려는 동포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면 안된다. 개정안은 해외동포가 이중국적을 취득하고 국내에 거주하면서 3급 이상의 공무원이나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고 정책의 합목적성도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재외국민에 대한 선거권 부여는 당연하나 동포들에 대한 피선거권, 공무 담임권 인정은 신중해야 한다.

이중국적 제도의 도입 문제는 정치적 요구의 성격이 강한 만큼 시험 조치로 이를 허용하는 경우 복수국적자의 공직 취임 제한 조항의 신설 등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 개정안에 제10조의 1(복수국적자의 공직 취임 제한)을 신설, 외국 인력의 특례 귀화인과 귀화인 처는 대통령, 국무위원, 3급 이상 공무원, 국회의원, 대법원장ㆍ검찰총장,군사령관,국정원장, 특명전권대사 등 국가안보와 공공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공무원직 취임을 막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