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커다란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다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와 유네스코, 경기관광공사, 문광부, 국회 '아시아문화' 경제포럼 등의
후원으로 마련된 '안산 다문화국제포럼'이 그 것.
지난 11일 포럼이 개최된 현장인, 한양대 안산캠퍼스
게스트하우스로 찾아가 이 시대가 안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고민을 살펴봤다.
다문화 시대의 고민을 리뷰하다
안산시와 안산의제21, 안산
외국인노동자의 집 등 3개의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다문화국제포럼은 경기도에서 후원해 최초로 마련한 것. 이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110만 명 가운데 안산시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안산시는 지난 2005년부터 외국인 전담부서를 만들어 이주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행사가 타 지자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산시 외국민주민센터 김창모 소장은 "이번 행사는 안산을 비롯해 경기도, 더 나아가 한국의 다문화를 리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다문화문화가 먼저 시작된 호주, 영국, 미국, 일본 등과 함께
결혼이민자의 관련국가인 베트남 등의 이야기를 직접 청취하는 한편 안산시 다문화 행정에 도움이 되고자 개최한 행사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의 특징으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베트남, 영국 등 6개국의 다문화 관계자들이 참석해 결혼이민자 가정에 대한 고민과 함께 지자체·국가별 다문화 정책 등 다양한 각도에서 다문화를 논의했다는 점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이번 행사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측면에서 중점을 두기 위해 우리나라의 결혼이민자(베트남) 국가에서 바라보는 결혼문제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라고 설명한 뒤, "큰 특징은 실제적인 입장을 바꿔보는 자리와 함께 이를 정책적인 측면에서 논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이유로는, 그동안 관심 밖으로 여겨졌던 다문화 정책을 중앙과 지방정부(경기도와 안산시) 차원에서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가 고민한 다문화 공존 시대
'다문화 공존시대! 이해와 화합의 길을 열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포럼은 내일을 향한 '아름다운 동행(결혼 이민자 분야)'와 '화합의 장을 모색하다(세계 여러 나라의 다문화 정책)' 등 2개의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이 중 특히 많은 관심을 모았던 것은 세계 여러 나라 지자체의 다문화 정책을 살펴볼 수 있었던 '화합의 장을 모색하다' 분야였다.
이 분야의 발제는 안산시의회 박선희 의원의 '안산 다문화 현황'을 시작으로 일본 가와사키 시(市) 옴부즈만 사무국 다카무라 겐지 주간의 '다문화사회를 위한 가와시키 시지침', 호주 시드니
대학교 크리스틴 잉글리시 교수의 '다문화정책의 사회
통합 기여도', 영국 레스터시의회 압둘 라자크 오스만 부의장의 '영국 레스터시의회의 다문화도시
건설 노력', 고려대학교 윤인진 교수의 '다문화주의를 위한 국가와 시민사회의 역할'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다문화 정책의 장애요인과 극복방안에 대해 발제한 박선희 의원과 자국정책의 외국인 참여가 가능해진 모델을 발표한 다카무라 겐지 주간의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또한 다문화 사회의 발전을 위해선 이주민과 그들의 자녀들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제시한 크리스틴 잉글리시 교수의 발제는, 호주와 비교해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 해결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었다.
다문화사회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다문화 사회의 발전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선행돼야 할 것은 바로 다문화 사회의 인권과 권익 향상 등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는 크리스틴 잉글리시 교수의 발제와도 맥을 잇고 부분.
이와 관련, 박선희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문화 사회 발전의 장애요인은 미등록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인권 보호와 보육, 교육문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국가 주도적인 외국인등록제의 한계로 인한 미등록 외국인 소재파악의 어려움에서 기인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자체 차원의 거주 외국인 정보기반 구축이 필요하고, 다문화가정의 자녀 보육과 교육에 집중적 지원을 통해 다음 세대의 사회적 비용 유발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안산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다문화를 위한 문화콘텐츠 교류가 원곡동을 중심으로 비교적 잘 되어 있지만, 주입식 교육이 정답이 아닙니다"라고 설명한 뒤, "다문화를 접하지 않은 내국인과 이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는 문화적인 교류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키워드로 풀이되는데, 박 의원은 서울 이태원과 안산시 원곡을 예로 비교하며 설명했다. 이태원은 내국인 중심의 다양한 다문화가 발전된 반면, 안산시는 아시아중심의 다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에 차이를 둘 수 있다.
박 의원은 "안산시의 다문화는 필요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겨났다는 점에서, 이태원의 다문화와 다릅니다"라고 설명한 뒤, "안산시의 다문화를 서울의 이태원처럼 발전시키기 위해선, 안산 원곡동의 기반인프라를 깔아줘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바로 소수계층 인권을 위한 복지 등의 인도적 접근, 이주민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 등의 사회적 접근,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문화교류 등의 경제적 접근 등 3박자가 고르게
성장해야 다문화 사회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다는 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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