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필리핀에서 충남 논산으로 시집온 여성결혼이민자 K씨. 그는 국적 취득(귀화) 자격이 주어지는 2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아직 국적 취득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신청시 제출해야 할 서류 중 3,000만원 이상의 예금잔고를 아직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는 K씨가 잘못 알고 있는 경우다. 국적 취득 신청시 필요한 3,000만원 이상의 재산관계 입증서류에는 예금잔고뿐 아니라 부동산, 전·월세금 등도 포함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국내에 체류중인 결혼이민자는 12만2,552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은 11만3,916명으로 전체의 88％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 국적 취득 비율은 약 30％ 선. 아직 3분의 2 이상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셈이다. 물론 자격이 주어지는 시점인 2년이 채 안됐거나 국적 신청 후 대기(2~3년)중인 사람들도 있지만, 본인이 관심을 두지 않았거나 정확한 취득 절차를 몰라 신청을 안한 경우도 상당수다.

◆국적 취득 자격=여성결혼이민자들의 경우 국내법이 정한 국내 체류 자격 요건 중 F-2(거주) 자격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해 2년이 지나면 F-5(영주)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부터 국적 취득 자격이 주어진다.

혼인기간이 3년 이상이고 국내에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경우에도 가능하다. 혼인으로 인한 귀화는 ‘간이귀화’로 분류하며, 원칙적으로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이 면제된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하는 경우는 ‘간이귀화’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일반귀화’와 마찬가지로 5년 이상의 거주기간을 채워야 한다.

◆필요한 서류=△귀화허가신청서(법무부 국적·난민과 및 지방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비치) △여권 사본 3통, 외국인등록증 사본 1통 △출입국 사실증명 1통 △배우자의 호적등본 및 주민등록등본 1통 △재산관계 입증서류 △신원진술서 4통(사진 첨부) △수수료 10만원, 반명함판 사진 1매 등이 필요하다.

재산관계 입증서류는 예금잔고증명·부동산등기부등본·부동산전세계약서 등 동거 가족의 재산이 3,000만원 이상이면 된다.

이 같은 증빙서류가 없을 경우 내국인 재정 보증으로도 가능하다. 국적 신청시에는 가급적이면 배우자와 함께 참석해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좋다.

◆접수기관 및 대기기간=국적 신청은 법무부 국적·난민과에서 접수하지만, 혼인에 따른 ‘간이귀화’의 경우에는 전국 14개 지방 출입국관리사무소(표 참조)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국적 신청 후 귀화 허가 심사에 걸리는 기간은 2년이다.

법무부에서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심사기간이 6개월 이내로 단축된다.

사회통합프로그램은 현재 지방자치단체·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전국 20개 기관이 시범운영기관으로 지정돼 운영중에 있으며, 2010년부터 전국 농협 다문화여성대학에서도 진행할 계획이다.

◆국적 취득 후=귀화허가통지서가 나오면 호적신고 - 외국 국적 포기 - 외국 국적 포기 확인- 주민등록증 발급 - 외국인등록증 반납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호적신고는 시·구청 또는 읍·면 주민센터, 외국 국적 포기는 해당 대사관, 외국 국적 포기 확인은 법무부 국적·난민과 또는 지방 출입국관리사무소, 주민등록증 발급은 읍·면·동 주민센터, 외국인등록증 반납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담당하며, 6개월 내에 원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된다.

외국 국적 포기시 번거로움을 이유로 대행업체를 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되도록 배우자와 동행해 직접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좋다. 법무부 국적·난민과 ☎02-500-9234. ◇도움말=강성환 법무부 사회통합과 사무관

이승환 기자 lsh@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