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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베트남 댁, 필리핀 댁 등 이주 여성이 생활에 만족하는 요인은 남편이나 시댁의 관심과 배려가 경제적 측면보다 우선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용균 전남대 강사는 16일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주최한 다문화사회 정책포럼에서 '결혼 이주여성의 사회 문화적 네트워크 이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이 강사가 지난 2007년 충북 보은과 경기 양평 지역에 사는 이주 여성 36명과 심층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인터뷰 대상자의 90%는 가정생활에 만족하고, 70%는 결혼 후 거주 환경이 좋아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 여성은 아울러 가정생활의 문제점으로 ▲언어 소통 ▲문화적 차이 ▲남편과 나이 차 등을 꼽았다.
남편의 소득에 대한 조사에서 상당수는 소득을 모른다(43%)거나 100만∼199만원(26%)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소득에 대한 만족도에서는 '만족한다'는 답변이 76%로 '불만'이라는 응답(24%)보다 배 이상 많았다.
이 강사는 "가정생활의 만족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적 요소라기보다는 남편이나 시댁,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라고 지적하고 "이주 여성의 사회생활에서 특히 남편의 배려와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주 여성의 거주지가 농촌이라는 점을 들면서 "(도시와 농촌 간) 문화적 차이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한 농촌에서 다문화 사회를 구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주 여성이 출신국 문화와 한국 문화를 뒤섞어 경험했다고 풀이하며 "한국 문화를 동경하면서도 한국 사회의 배타성 탓에 출신국 문화를 강조하고 애착을 더 갖는 '양가성'과 '자기분열'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강사는 "이주 여성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인식해야 하며 농촌과 이주 여성을 남의 것(타자화)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다문화 수용'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주류 문화적 발상이며, 그런 자기 중심적 사고 방식을 버려야만 다문화에 내재한 '차이' 및 '구분' 개념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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