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가 10년이나 흐른 지금, 한국 농업·농촌에는 다양한 소외계층이 사회적 차별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임차농·고령농·조손가족·다문화가정·외국인노동자·낙농헬퍼 등이 그들이다.
2008년 농촌사회를 뒤흔든 쌀 직불제 사태를 보듯 힘없는 임차농들은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조차 내세우지 못한 채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개발에 따른 보상금마저 지주에게 빼앗긴 임차농들은 삶의 터전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21세기판 화전민이다.
농촌총각의 국제결혼이 늘면서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결혼이민자인 엄마와 마찬가지로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
심각해지는 농촌 조손가족은 통계에 잡힌 것만도 6만4,000가구에 달한다. 경쟁력 강화대책에 소외된 고령농들은 생계를 위해 오늘도 삽과 낫을 들고 들녘으로 향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마이너리티(소수자)’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수의 가족이 되고 농촌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이 되고 있다. 전국 농지의 56％를 담당하는 임차농,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설명하지 않으면 한국 농업·농촌을 논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다만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에 의해 소수자이자 타자(他者)로 인식될 뿐이다.
이들 소외계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는 농촌 사회가 결코 안정적 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 농업 규모화·전문화에 앞서 소외계층이 진정한 우리 이웃이 되고, 또 다른 소수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정책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0년 새해를 맞아 ‘소외된 우리 이웃’의 삶을 들여다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