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재학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7일 행정안전부가 2009년 외국인 주민 조사를 통해 파악한 전체 다문화가정 취학연령 자녀 4만2676명 모두를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행정 시스템(NEIS)과 대조해 실제 재학 여부를 파악했다. 그 결과 이들 중 3만4734명만 학교를 다니는 것으로 나타나 평균 재학률 82%를 기록했다. 일반학생 재학률인 92~98% 비해 10% 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 가운데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 뒤늦게 한국 국적을 취득한 부모를 따라 입국한 자녀(중간입국자녀)’의 재학률은 매우 낮았다. 중간입국자녀의 경우 2009년 기준 전국 982명 중 464명만 학교에 다녀 재학률이 47%에 그쳤다.

다문화가정 자녀 전체 재학률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떨어졌다. 일반학생 초·중·고교 재학률이 각각 98%, 96%, 92%인데 반해 다문화가정 출신 초등학생은 재학률이 86%, 중학생은 84%였지만 고등학생은 70%에 그쳤다.

중간입국자녀의 경우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져, 초등학생과 중학생 재학률은 각각 60%, 56%였지만 고등학생은 30%까지 낮아졌다. 10명 가운데 7명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셈이다. 다만 ‘결혼이민자와 한국인 사이에서 낳은 자녀’ 또는 ‘한국인이 결혼이민자와 결혼하기 전 한국인과 낳은 자녀’와 같이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고등학교 재학률이 각각 71%, 72%로 비교적 높았다.

지역별로 서울과 경기도, 부산 등 주요 시·도에서 중간입국자녀의 재학률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경기도는 고등학생 연령의 중간입국자녀가 121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지만 실제 재학 중인 학생은 32명에 불과, 재학률이 26%에 그쳤다.

충북, 전북 지역은 중간입국자녀의 고등학교 재학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했고 전북은 17%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전은 6명 가운데 4명(재학률 67%)이 재학 중이었다.

원 의원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높은 탈학교율은 범죄나 청소년 비행으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가 될 소지가 높다”며 “학교와 지역사회의 관심, 정부의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간입국자녀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완충지대가 필요하다”며 “중간입국자녀를 위한 대안학교나 정규학교 내에 적응학급 신설 등 세밀한 맞춤형 교육으로 이들의 탈학교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