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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내손으로 직접 회장을 뽑아보니 신기하고 재밌어요."
중국과 캄보디아 등 직접 또는 자유선거가 실시되지 않거나 선거 경험이 많지 않은 결혼 이민자들은 25일 오후 단체 회장과 부회장을 직접 경선으로 선출해 본 뒤 "의미 있는 경험이다", "공정 선거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소장 최문식) 관계자는 28일 목동 청사 강당에서 열린 '2010 결혼이민자네트워크 총회'에 참가한 120여명의 이주 여성들이 '2010년 사업 계획' 보고에 이어 제3기 임원진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선거에서는 일본 출신으로 10년 전 한국인과 결혼해 입국한 뒤 국내 문예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야마구치 히데코(52) 씨가 중국 한족 출신의 왕지연 씨를 74대 16,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재선됐다. 부회장에는 김선희(중국), 이라(몽골), 김티티아나(우즈베키스탄) 씨 등 3명이 뽑혔고 총무와 부총무는 각각 오자키 카오리(일본) 씨와 박춘희(중국) 씨 등이 선출되는 등 총 23명이 결혼이민자네트워크 대표자회의의 위원으로 선출됐다.
1년 전부터 출입국사무소에서 자원봉사를 한 재중동포 박춘희(랴오닝성 선양시) 씨는 "공정한 선거도 의미가 있지만 회장 후보 간 멋진 연설 대결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자국 출신의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후보 단일화를 하는 등 단합이 잘 된 것도 보기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라 씨는 "몽골에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나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데, 일반 모임의 회장도 자신이 선호하거나 경쟁력이 있는 사람으로 뽑게 되니 바람직한 것 같다"며 "특히 자천타천으로 활동적인 후보 여러 명이 출마해 경선을 하는 모습도 보기에 좋았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출신인 분다넷 씨는 "오늘 선거뿐 아니라 얼마 전 필리핀 네트워크 회원들의 임원 선출 과정을 지켜봤다"며 "`직접선거 견학' 경험을 토대로 캄보디아 네트워크도 한층 확대돼 임원 선출을 하게 되면 이런 식으로 뽑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의 오가영 씨도 "회장뿐 아니라 부회장직도 회원들이 직접 뽑게되니까 이 모임의 활동에도 더욱 관심이 가고 애착도 갖게됐으며 더욱 열심히 참여하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네트워크가 이미 구성된 중국, 일본, 필리핀, 몽골, 태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이외에 베트남,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등 3개국의 네트워크가 새로 추가돼 총 10개국 출신의 결혼이민자 네트워크로 확대됐다.
서울출입국사무소는 결혼이민자의 안정적인 한국생활 정착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6년 9월 '여러분과 함께 하는 이민정책(I WITH U:Immigration With You)'을 표방하는 결혼이민자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서울출입국사무소는 결혼이민자 한국생활 정착지원을 위하여 결혼이민자들과 공동으로 결혼이민자 카페(http://cafe.daum.net/immigration)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만여명이 넘는 회원이 유익한 정보를 나누고 있다.
duckhwa@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