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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다문화센터 `남편 자조모임' 이철수 총무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다문화 사회가 빨리 정착되려면 국제결혼을 선택한 책임이 있는 만큼 남편들도 적극 나서야합니다."

태국 출신의 결혼이민자 아내를 둔 이철수 씨(41.구미시 청솔아파트 관리소장)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를 갖고 "정부가 정책을 통해 다문화 가정을 아무리 지원한다 해도 다문화 가정이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남편들이 '자조 모임' 등을 통해 정부 시책이나 시민단체 등의 지원활동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25∼26일 남서울대학교와 평택대학교에서 열린 '2009 다문화가족지원 네트워크대회'에서도 "정부의 다문화 정책이 뿌리를 내리려면 다문화 가정도 상응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태국 여성과 결혼한 직장 동료의 소개로 2006년 4월 방콕 소재 병원의 원장 비서로 있던 딩친 자린야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남편 자조모임'의 성격에 대해 "이민자의 언어 습득이나 자녀 양육, 가정불화 등에 대해 남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면 의외로 잘 풀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모임이 만들어졌다"면서 "그런데 여전히 소극적인 남편들이 적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2007년 구미센터에 처음 결성돼 올 1월 발족된 3기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도 17개월된 아들이 일반 가정의 자녀와 차별 없이 양육되고 아내와 아이 모두 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는 생각에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등록 회원 80여명에 20여명이 매월 1∼2회 모여 친목 모임을 갖고 있으며 틈틈이 전문가들을 초청, 부부관계 증진,신생아 양육, 자녀 교육 방안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한글이 서투른 배우자의 경우 임신, 출산, 신생아 양육, 자녀 교육 과정에서 남편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며 불화가 잦은 가정의 경우 남편이 전문가로부터 외국인과의 결혼생활에 대한 교육을 받고 이를 가정에서 적용할 경우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씨는 남편 자조모임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남편의 의식개혁'을 꼽았다. 외국인 아내를 둔 남성들은 가정 불화시 문화적 차이나 싸움의 원인에 대해 정확히 알고서 대처하지 못하고 시부모나 친구들의 의견을 참고해 처리하다 보니 부부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편, 전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단장 고선주)에 따르면 수 년 전부터 '남편 자조모임'의 활약상이 널리 알려지면서 서울(동대문구 등 5곳) 등 전국 100개 지부에 같은 성격의 모임이 결성돼 활동중이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