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원주 동화초등학교는 올해 강원도교육청의 다문화교육중심학교로 지정돼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교실 프로그램은 크게 무지개교실프로그램과 현장학습, 캠프 등으로 나눠 운영한다. 무지개교실은 매주 수요일 오후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이중언어교실, 오르다수학교실, 뇌체조교실, 압화(press flower)공예, 톨페인팅 등 학습과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다. 

‘부모님 나라말 배우기’ 활동인 이중언어교실은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영어(필리핀 포함), 베트남어 등 5개 국어 수업을 진행중이다. 사실 이 수업을 설계할 때만 해도 ‘학생들의 호응도가 과연 얼마나 될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첫 수업에서 학생들의 높은 참여와 호응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머니 나라 말을 배워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고 싶다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외갓집에 갔을 때 외할머니, 외삼촌과도 얘기를 많이 하고 싶다는 학생도 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다문화가정 학생들 가운데 외모면에서 다문화가정임이 크게 두드러지는 학생은 한 두명 정도다. 일반 학급에서도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이상 쉽게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일부 학생들은 학급 내에서 자신감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어머니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학기 동안 다문화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자신감이다. 다문화교실 수업이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경우도 있겠지만 다양한 활동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잘하게 되고, 칭찬 받게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나도 잘하는 것이 있다’는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다문화교실 운영 초기에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따로 모아 교육하게 되면 오히려 역차별로 학생들에게 더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해당 학생들이 학교 적응력을 기르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다문화가정 학생이라고 하면 학습부진아 또는 문제행동을 일삼는 학생들로 생각하기 쉽다.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많은 어머니가 한국말이 서툴러 학습에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아이에게 따끔한 야단 한번 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는 학생들도 있다. 이는 학교 차원에서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문화가정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문화가정과 그 학생들을 보는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가 반드시 요구된다. 어머니가 결혼이주여성임을 감추지 않아도 되는,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소외감을 덜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