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 인식 개선 위해 포럼 개최

미소금융재단 통해 창업자금도 지원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중국동포 출신 A씨(49.여)는 요즘 새 음식점을 낼 '목 좋은 곳'을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지난 1994년 입국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A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학비 걱정에 시름만 쌓였다.

8년째 찜 요릿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구멍가게' 수준이어서 장차 아들이 고등학교, 대학교에 들어가면 학비를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했던 것.

하지만 최근 그에게 희망이 생겼다. 지금보다 좀 더 큰 식당을 낼 수 있는 종자돈이 생겼기 때문이다.

포스코미소금융재단이 A씨와 같이 다문화 가족을 위해 내놓은 '다문화 가족 자립지원자금'에서 5천만 원을 대출받아서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포스코는 다문화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이슈로 대두함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다문화 가족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포스코는 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회 전반의 포용 분위기를 확산하고 다문화 가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활동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우선 인식개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에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일곱 빛깔 다문화 데이(day)' 행사를 열고 '한국 속의 글로벌, 다문화사회에서 함께 사는 길을 찾다'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당시 포럼에서 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이 '다문화와 사회통합'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고, 결혼이주 여성으로 경기도청 공무원으로 일하는 몽골 출신 아리옹 씨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근무 중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라노 씨가 한국사회 정착 사례를 발표했다.

포스코는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다문화 가족의 사회통합을 위해 정부와 기업, 민간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기존 결혼이주 여성을 위한 친정 방문 프로그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포스코 레인보 서포터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한국말이 익숙하지 못한 자신의 엄마에 대해 갖게 되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엄마 나라 말을 배우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오는 11월 열리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들을 보내 엄마 나라 선수단을 응원하고 선수들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다문화 가족을 위한 창업자금 지원과 일자리 창출도 포스코의 주요 관심사다.

지난 7월 포스코미소금융재단에서 다문화 가족을 위한 대출상품인 '다문화 가족 자립지원자금'을 선보였다.

미소금융은 신용등급이 7~8등급 이하인 서민을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사업인데, 이 재단은 다문화 가정이 차상위 계층에 있으면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심사를 거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자사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인 포스위드, 포스에코하우징, 포스플레이트, 송도SE 등에서 결혼이민자를 직접 채용하거나 외주사, 공급사 등 관계사에 취업을 알선해주고 있다.

포스코는 아울러 내년께 다문화 가족 콜센터를 설립해 3년간 운영을 지원할 방침이다. 콜센터는 결혼이주 여성을 상담요원으로 활용해 가정폭력을 비롯한 응급상황과 생활ㆍ법률 상담 등을 다룰 계획이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다문화 가정의 자녀 교육문제가 사회문제화할 것으로 예상, 이들에게 이중언어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손기진 사회공헌실장은 "우리 사회가 최근 급속히 다문화하면서 대두되는 사회통합의 저해요인 중 하나가 다문화 가족과 관련된 문제"라면서 "한국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나오려면 우리 사회부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떳떳이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해 다문화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설명: 포스코가 지난 6월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개최한 '포스코와 함께한 일곱 빛깔 다문화 데이' 행사 모습. 포스코 정준양 회장(가운데 양복입은 사람)과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 붉은 상의 입은 여성)이 다문화 데이 잡페어 행사장의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