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학생 부적응으로 학업중단 증가세

 

전국 초ㆍ중ㆍ고교에 재학중인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3년 사이 배 이상 늘었지만 피부색 등 외모가 다른 데서 오는 ‘집단 따돌림’이나 새로운 환경에서의 ‘문화 부적응’로 인해 학업을 중도에 그만 두는 학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학력인정 대안학교가 전무한 상황이어서 기존 공교육 내에서 학생들의 학업 중단을 막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시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경제는 30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2007~2010 연도별 시도별 각급학교별 다문화가정 학생 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초ㆍ중ㆍ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007년 1만4654명 ▷2008년 2만176명 ▷2009년 2만6015명 ▷2010년 3만1788명이었다.

이 중 국제결혼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은 최근 농어촌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해외결혼’ 영향을 받아 ▷2007년 1만3445명 ▷2008년 1만8778명 ▷2009년 2만4745명 ▷2010년 3만40명으로 역시 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에서 이주한 외국인근로자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도 같은 기간 1209명→1398명→1270명→1748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다문화가정 학생 중 중도탈락자도 꾸준히 늘었다. 전체 초ㆍ중ㆍ고교에서 2007년에 90명이었던 중도탈락자 수는 2008녀년 221명, 2009년 223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동안 학업 중단율도 0.6%→1.1%→0.9%로 다소 상승하는 추세였다. 다행히 1.2%(2008년)인 일반학생 학업 중단율과 수치가 비슷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나 난민 출신 가정이 많은 외국인근로자 가정 출신 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2007년 1.2% ▷2008년 5.3% ▷2009년 5.4%로 급증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내국인의 피가 섞인 국제결혼 출신 다문화가정 학생에 비해 순수 외국인인 경우가 대부분인 외국인근로자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이 학교에서 더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는 학력이 인정되는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가 없다. 또 불법체류자의 경우 중학교 학칙 때문에 초등학교까지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 일반 학생처럼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 자녀가 중학교까지 의무교육 연한을 마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춘진 의원은 “다문화가정과 일반학생의 학업중단 원인은 분명히 다르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학생의 학업중단 사유가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업중단 원인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조속히 실시해 이에 따라 구체적인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정책 처방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