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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 생활 초기에 어려움을 의논하거나 여가생활을 함께할 상대가 없이 고립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과 사회 통합을 이루려면 문화의 다름을 인정하고 문화 사이에 관계를 확충하는 '상호문화' 또는 '간문화(間文化.interculturalism)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다문화사회의 미래와 한국사회의 통합: 새로운 소통의 지평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연 여성 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사회를 마주한 결혼 이민자: 사회적 관계 형성과 정책적 함의'라는 발제를 통해 "상당수 결혼 이민자는 개인적, 가정적 어려움을 의논하거나 여가를 즐기고 경조사에 함께 참석할 상대가 없어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이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 이주 여성은 어려움을 의논할 상대로 "아무도 없다"(15.3%), "모국인"(39.2%)이라고 답한 비율이 반을 넘었고 "한국인"(35.9%) 또는 "모국인과 한국인"(9.7%)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가나 취미 생활을 함께할 상대도 "아무도 없다"(23.2%), 경조사에 함께 참석할 상대에서도 "아무도 없다"(17.3%)는 작지 않은 비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도시지역에 살거나, 한국사회 생활 초기에, 임신 및 출산시기의 사회적 고립의 정도가 심각하다"며 "몽골이나 캄보디아 출신 여성의 경우 '아무도 없다'고 답한 비율이 타국 여성보다 높아 고립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 사회가 사회 통합을 이루려면 특정 대상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관계를 형성하도록 이끄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가 타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차별과 편견을 금기로 여기는 태도를 먼저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결혼 이주 여성을 사회 부적응 집단으로 간주할 게 아니라 다문화 사회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며 "다문화 축제나, 가정 결연, 멘토링 등 이벤트를 통해 한국인-이주민 공동 참여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같은 연구원의 민무숙 선임연구위원은 '이민자를 마주한 한국사회:인식.태도 그리고 과제들'이라는 발제를 통해 "결혼 이주 여성이나 이주 노동자, 탈북자 등을 통해 사회적 다양성과 관계성을 높이려면 피상적 인식에서 벗어나고 국가별 생활방식과 문화를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syang@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