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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이진영 교수는 국제이주기구(IOM) 이민정책연구원이 펴낼 예정인 책 '한국 이민정책의 이해'에 수록된 논문 '한국의 재외동포정책'에서 최근 다문화 논의가 부상함에 따라 재외동포정책이 사장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남북한 포함,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해외에 거주한 특이한 사례에 속함에도 재외동포정책은 기형적인 형태로 출발해 아직 중국의 '화교학'처럼 종합적인 면모를 지니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남북한 대립 속에 정부의 재외동포정책은 이념 대립에 종속되거나 정치적ㆍ외교적 논리에 휘둘리면서 종합적인 정책으로 자립하지 못했다는 것.
이후 1999년 재외동포법이 시행되면서 재외동포문제가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2000년대 전반기엔 재외동포연구가 성황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방문취업제 도입 후 중국동포(조선족)가 대거 국내로 유입되고 결혼이민자가 증가하자 2000년대 중반부터 다문화 사회에 대한 논의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게 됐고, 그로 인해 재외동포정책은 논의의 장에서 사라졌다.
그는 "중국 조선족의 20%가 한국에 거주함에 따라 재외동포정책은 국내 외국인 정책과 연관되게 되고, 마침 급증하던 결혼이민자를 중심으로 한 다문화정책과 결합하기 시작했다"며 "재외동포 문제를 이주와 다문화의 큰 시각에서 검토하는 작업이 시작돼 재외동포 연구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체계화 단계의 초기에 소멸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다문화 사회 논의가 개별적으로 혹은 재외동포정책을 배제한 채 진행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중 31%가 중국동포로, 재외동포가 외국인의 개별집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외동포문제를 통해 이주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국동포를 포함한 동포들의 한국 이주가 한국 다문화 사회에서 중요한 양상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다"며 "외국인과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는 먼저 혈연적으로 친근성이 있고,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강한 동포에 대한 상호 이해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seudojm@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