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20일 방송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전국의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 3만명을 넘어섰다. 2050년이면 다문화 가정 자녀가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여전하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일까.

'SBS스페셜'은 20일 밤 11시 '당신들의 대한민국 2- 10대의 초상'을 방송한다.

2006년 방송된 '당신들의 대한민국, 단일민족의 나라' 후속인 이 다큐멘터리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17살의 다니엘 파나마료브는 단 한번도 자신이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그는 초등학교 시절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아픈 기억이 있다. 친구들이 자신을 한국사람이 아니라며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했던 것.

친구들이 생각없이 내뱉은 말에 그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전남 진도에 사는 설대영,문영,은영 삼남매는 필리핀이 고향인 엄마가 담은 김치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그러나 '튀기' '깜둥이'란 말을 들을 때면 속이 상한다. 첫째 대영이는 불쑥 아빠에게 '하얗게 수술시켜달라'는 속엣 말을 꺼낸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보다 더 한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바로 중도 입국자녀들이다.

한국인과 결혼한 엄마나 아빠를 따라 입국한 아이들은 언어와 학력, 문화적 차이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정규학교에 입학은 고사하고 가까스로 찾아간 대안학교마저 학력인정이 안돼 장래에 대한 꿈조차 꿀 수 없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잘 키워내면 이중 언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가 되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사회불안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