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남 도우려는 마음 고마워"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모국 필리핀을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줄 수 있어 뿌듯합니다."(멜라니씨) "형편이 어려운데도 남을 돕고자 하는 멜라니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고 대견합니다."(김유영씨)

서울YWCA 봉천종합사회복지관의 다문화 이해 활동가(다올) 양성 과정을 마친 1기생들인 김유영(58)씨와 필리핀 출신의 이주여성 멜라니 티쿠난난(48)씨는 20일 봉천복지관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들 한국인ㆍ다문화 여성은 짝을 이뤄 26일부터 봉천복지관이 실시하는 다올 2기생 교육에 강사로 나선다.

한국에 온 지 12년 된 멜라니씨는 그간 바깥출입을 하지 않고 주로 집안에서 지내다가 몇 년 전 봉천복지관을 알아 한국어 교실을 다니는 등 활동을 시작했다. 작년 5월부터 이 복지관의 다문화 강사 양성 과정을 밟아 최근 강사로 본격적으로 나섰다.

멜라니씨는 "아직 말이 서툴지만 강사 양성 과정을 배우다 보니 어휘력이 크게 늘었다"며 "초등학생들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모국인 필리핀 음식이나 언어, 의상을 소개하다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인과 동등한 위치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쳐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한국의 좋은 점을 보고, 밝은 미래를 봐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멜라니씨와 함께 강사로 나선 김씨는 "처음에는 강사 간 세대 차이 때문에 서로 어울리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수업 준비를 하고 아이들에게 놀이 형식으로 다문화를 알려주는 봉사 활동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통비와 재료비 등 수업에 들어가는 실제 비용만 지급받을 뿐이지 다문화 강의에 대해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는다. 이달 들어 7번 수업에 나갔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이주여성과 우리가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사회봉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젊은 엄마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세대 간 소통하며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점 등이 보람있다"고 말했다.

그는 "형편이 어려워도 봉사하러 나오는 멜라니씨가 고맙고 대견스럽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서로 어울리면 모두 더불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3일까지 내국인과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 다올 2기는 26일부터 7월28일까지 매주 화ㆍ목요일 두 시간씩 인권교육과 다문화 지원정책, 의사소통 기법, 교수 학습이론 등을 배워 관악구 내 유아교육시설에서 다문화 강사로 활동한다.

<인터뷰 중인 김유영씨(왼쪽)와 멜라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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