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폭탄테러 및 총기사고가 이슬람 이민자들에 대한 극단적인 반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고 있는 우리 사회도 이민 문화와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우리 사회가 이미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 이들에 대한 배려와 제도적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중백(사회학) 경희대 교수는 25일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노르웨이와 같은 폭력사태나 사회문제가 발생할 정도로 이민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지위가 높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이들에 대한 배려나 정책이 더 가다듬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출산력이 낮아지고 혐오직업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해지면서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들이 이 자리를 채워주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다문화 가정이 늘어날수록 이들의 위치도 중간 계층이나 상위 계층으로 향상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계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문화 가정이나 인력들에 대한 지원과 인성교육에 더 많은 예산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있는 LG그룹 ‘LG 사랑의 다문화학교’의 정창훈 브랜드담당 상무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6만명에 달하고 있는 현실에서 싫든 좋든, 우리 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다문화 가정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들을 인정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시스템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가진 능력과 인성교육에 힘을 기울여 건전한 품성을 지닌,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자 문화적 다양성의 경쟁력을 지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증가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거주인구가 급증하면서 문화적 갈등을 줄이기 위한 다문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OECD가 최근 발간한 ‘2011년 이민편람’에 따르면 한국 내 외국인 거주인구는 2000년 21만249명에서 2009년 92만887명으로 338.0%나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율은 비교가능한 OECD 회원국 2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특히 이번에 이민 등 다문화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테러가 발생한 노르웨이의 증가율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김석·임대환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