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주부 12명 내달 음식점 열어

"돈 많이 벌어 아이를 훌륭하게 키울 거예요."

"고국 부모님께 아파트 한 채 사드리고 싶어요."

1년 전 필리핀에서 부산으로 온 미쉘 밀란(26), 3년 전 몽골에서 온 졸토야(24)씨는 요즘 이런 꿈에 부풀어 있다. 처음으로 그럴듯한 직장을 구했기 때문.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일명 서면) 아이온시티 지하 1층 푸드코트의 다문화 레스토랑 '레인보우 스푼'이 이들의 직장이다.

오는 8월 7일 문을 열 이 식당은 다양한 동아시아 음식을 판다. 몽골리안 비프(고기와 야채 볶음), 팃가싸오싸엇(베트남 닭볶음 요리), 미고랭(인도네시아 볶음국수) 등 베트남·필리핀·몽골·인도네시아·인도의 30여가지 음식이 메뉴다. 요리사와 서빙 직원 12명은 모두 몽골·베트남·필리핀 등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다문화 가정주부들이다.

이 음식점을 개설한 단체인 부산 사상구 삼산거주외국인지원협회는 평소 접촉이 있던 다문화 가정주부 중 음식 솜씨 있는 사람들을 뽑아 부산조리사협회와 동남아 전문 음식점 등에서 2개월여간 교육한 뒤 부산지방노동청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공모, 당선됐다. 그래서 이들 주부의 임금은 노동부에서 준다. 음식점이 입주한 건물주는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 협회 김서경(43) 이사는 "제대로 된 직장을 갖기 어려운 다문화 가정 주부들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주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 시도했다"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색적 관광명소이면서 안정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잡는 게 우리의 목표"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음식값은 전문 음식점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수익금은 다문화 가정주부들 일자리 창출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