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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국내 체류 결혼이민자의 증가세가 지난해 크게 둔화됐다.
31일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민의 배우자 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은 14만4천681명으로 1년 전보다 3천27명(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작년 1년간 한국 국적을 취득해 결혼이민자 명단에서 빠진 인원은 1만733명이었다.
국제결혼이 성사되면 당사자들은 일단 혼인신고를 하며, 이를 근거로 상대국 배우자에 대해 비자가 발급된다.
법무부는 결혼을 이유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배우자에 대해 일단 '국민의 배우자' 체류자격을 부여해 관리하며, 일정 기간이 경과한 뒤 한국 국적을 취득한 혼인 귀화자는 한국인으로 간주해 결혼이민자 통계에서 제외한다.
결국 지난해 늘어난 국내 결혼이민자 수는 국민의 배우자 증가 인원에다 혼인 귀화자로 처리돼 누락된 결혼이민자 1만733명을 합한 1만3천760명이 되는 셈이다. 이는 2010년의 절반 수준이다.
과거 국내 결혼이민자 증가치를 보면 2006년 2만2천119명, 2007년 2만766명, 2008년 2만106명, 2009년 1만9천676명, 2010년 2만6천839명 등 매년 2만명 안팎이었다.
다만 법무부 통계는 유학생이나 전문인력 등 이미 다른 체류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이 한국인과 국제결혼을 하게 됐지만 기존 비자를 유지하는 경우 등 일부 누락분이 있을 수 있다.
또 해외에 사는 부부의 혼인신고까지 집계하는 통계청의 국제결혼 건수에 비해 매년 1만명 안팎 적게 나오지만 한국인 남성과 동남아 여성이 주를 이루는 국제결혼의 동향과 국내 다문화 사회 진척도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점를 지니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작년 1월 초 현재 결혼이민자(혼인귀화자 포함)는 국민의 배우자(14만1천654명)에 혼인 귀화자 누계치(6만9천804명)를 더한 21만1천458명이었다.
지난해 결혼이민자 증가세 둔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위장ㆍ허위 결혼 등 국제결혼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나온 각종 대책과 사증 발급의 규제 등 정책적인 변화가 하나의 요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김성철 사무관은 "지난해 불건전한 국제결혼을 걸러내기 위해 제도적인 장치들을 도입한 게 아무래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 시점에서 국제결혼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는지 여부는 아직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va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