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 밀어 줍니다
     
멍하니 하늘을 봅니다
계절을 이기지 못하고 이제 땅으로
떨어지고 있는 그네들을 보면서
나는 속이 타 들어갈 지경이 되었습니다

분을 바르고
입술을 빨갛게 발라 보아도
주름진 얼굴에는 도무지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가을 색이 나는
새옷을 꺼내 입어 보지만 거울 앞에 서 있는
나는 삐에로가 되어 있습니다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가슴 깊이 보이는 내 허물들은
너무 시커멓게 변해 있고 그런 나를 내 자신이
자책을 하면서 거울을 똑바로 보지 못 합니다

쓸쓸한 걸음에
누구 하나 손을 붙들어 주지 않고
그렇게 저편으로 나는 끌려 가고 있습니다

그런 나를
모두가 고개를 돌리고 있는 시들은 들풀에게
그대가 다가와 손을 내 밀어 줍니다

용기가 없어
아니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
잡지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그대가 더 가까이
다가와 내 영혼을 붙들어 주고 있습니다

【 출 처 : 주  은  님  글  중  에  서 】

낙옆이 한잎 두잎 
떨어지는 계절이 오면 
문득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예전에는 예쁘게 입었던 옷 마져도 
반항을 하는지 아무리 입고 또 입어봐도 
아니다...라는 말만 속으로 되뇌이게 됩니다.

늘상 바르던 화장품도 
세월 따라 변하는지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해 속이 상합니다.

이 가을 아무래도 외로움의 몸살이지 싶어요.
그래도 성구는 사랑하는 여러분이 계셔서 덜 외롭습니다.

오늘은 은은한 헤이즐럿 향에 취해 보며
살며시 입술로 맛을 음미하며 
세월을 비켜가고 싶다고 속삭여봅니다.

벌써 9월도 막바지에 들어섰네요.

다음주 이맘때 쯤이면  
그리운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 그리며
잠을 설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벌써부터 설레임에 기다려 집니다.

아무쪼록 한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시간들 되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