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외국인 살기엔 낯설고 어려워… 인천은 다문화 측면 후진도시”

ㆍ버스 노선 영문 표기등 작은 것부터 고친다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 될 것

“인천은 아직도 외국인이 살기에 낯설고 어려운 곳 같아요. 아주 작은 것부터 고치면 외국인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텐테 아쉬운 면이 많아요.”

지난 14일 인천시 초청으로 ‘2009 외국인과 열린만남’ 행사에 초대돼 시립박물관과 송도국제도시 등을 둘러본 파키스탄 출신의 아킬 칸(Aqeel Khan·42·사진). ‘국제도시 인천’ 홍보를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그는 “한국 사람들이 자주 쓰는 거친 욕설과 상스러운 말이 표준어인 줄 알고 똑같이 따라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많았다”며 한국 체험담을 거침없이 제기해 시선을 끌었다.

17일 다시 만난 그는 의외로 기자를 인천의 한 교회로 초대했다. 칸은 목사였다. 전도사로 한국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근로자로 들어왔다가 목회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의 한국과의 인연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키스탄 펀자브주 구지란왈라시에서 태어난 그는 펀자브주립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27살까지 건축설계사로 일했다. 5대 선조 때부터 기독교를 믿어왔지만 1947년 파키스탄이 인도로부터 독립한 이후 이슬람교가 국교로 정해지면서 종교 압박이 심해 어릴 때부터 막연히 외국을 동경해 왔다. 그러던 그에게 한국에서의 근로자 연수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첫 직장인 인천 부평구 효성동의 한 작은 악기공장에서 일하면서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이때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목사와의 만남은 그에게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됐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최 목사의 후원으로 순복음신학원에서 신학공부를 했다. 4년 만에 신학사를 취득하고 2000년 한세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해 시정희씨(34)와도 결혼해 슬하에 칸 다윗(10)·준영(4) 형제도 뒀다. 다문화 가정을 이룬 것이다. 다문화 가정이 한국에 살기에 어려운 점은 음식,기후보다도 ‘문화적 충돌’이라고 칸은 잘라 말했다.

“파키스탄은 한국처럼 인종이나 외국인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