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최근 한일 경제분쟁과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폭행사건으로 온라인상 인종차별 행위가 극심해지고 있다. 한일 경제분쟁과 관련해서는 특정 국가와 출신 국민에 대해 “쪽바리”에 이어 “토착왜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인격을 폄하할 뿐 아니라, 관련 주민에 대해 인종차별 행위가 남발되고 있다. 또한 남편으로부터 폭행당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오히려 혼인생활을 파탄낸 사람이라는 전처의 글과 함께 온갖 험악한 말들이 온라인에 떠돌고, 이주민 혐오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이주민과 특정국가에 대한 도를 넘는 혐오감정과 비난은 대한민국 내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에게 매우 곤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엔 수많은 한-일 다문화가정이 존재하고 있고, 그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며 또래 청소년들과 어울리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과 언론에서 함부로 쓰는 “토착왜구” “쪽바리”라는 말을 듣거나 놀림을 당할 해당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아찔하기 그지없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과도한 비난도 마찬가지다. 전처와의 이혼과정이 어찌되었든 현재 베트남 여성은 현 남편과 같이 살고 있고, 문제는 현 남편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빚어진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꽃뱀”이니, 동영상 촬영도 “미리 짜놓은 설계”라는 등의 이주민 혐오감정이 가감 없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엄마를 폭행하는 것을 본 아이의 트라우마에 이어, 엄마에 대한 온갖 비난을 마주해야 하는 아이를 생각할 때 도저히 묵과해서는 안 될 비난들이다.

 

이에 (사)한국다문화센터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이주민 혐오, 특정국가와 출신에 대한 비난, 혐오 네이밍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혐오감정 표출, 혐오 신조어 제조행위에 대해선 인종차별행위로 국가인권위에 제소할 뿐 아니라, 사법당국에 고발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비판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얼마든지 포용할 수 있지만, 과도한 비난과 매도, 혐오감정 표출은 인종차별에 해당되는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차제에 21세기 글로벌 사회에서 성 인지 감수성도 중요하지만, 다문화 인식 감수성(수용성)도 대단히 중요한 것임을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19년 7월 12일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김성회)

서울특별시 중구 서애로1길 11, B112호